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진 회고록 논란, 초기대응 혼선으로 꼬인 실타래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송민순 전 장관 회고록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면서 문재인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사자들의 엇갈린 사실 관계로 공세 빌미를 제공하고, 이후 개별 사안의 진위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정작 남북관계 특수성이란 본질은 뒷전으로 밀렸다. 진실공방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회의록은 없을 가능성이 커 결국 여권의 ‘의혹 제기’식 공세는 장기화될 조짐이다.

회고록 논란은 결국 진실게임 양상이다. 송 전 장관과 당시 통일부 장관인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당시 대통령 연설기록비서관으로 문 전 대표 대변인 격인 김경수 더민주 의원, 문 전 대표, 백종천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 등의 입에서 나온 정황이 엇갈리면서다.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을 언제 했는지, 북한과 언제 접촉했는지 등을 두고 ‘16일, 18일, 20일’ 등이 복잡하게 오르내린다. 

[사진=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해묵 [email protected]]

이런 혼선은 문 전 대표와 야권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당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북한에 통보하는 건 자연스러운 절차였다는 점을 강조해야 할 초기 대응에서 오히려 당시 문 전 대표의 입장을 두고 “찬성”, “기권”, “기억이 없다” 등의 혼선이 나오면서 초점은 자연스레 진실공방으로 모였다.

북한결의안 찬성도 아닌 기권 의사를 타진하면서 북한에 사전 동의를 구할 이유도, 필요도 없었다는 정황 근거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19일 YTN 라디오에 출연, “북한의 입장이야 물어보나 마나 당연히 반대하는 상황일텐데 굳이 물어봐야 할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며 “당시엔 남북 대화 국면이니 어느 시점이든 통보를 하는 건 자연스러운 통치행위”라고 했다.

문 전 대표가 명확히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진다. 노 원내대표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 건 솔직한 심정이겠지만 그것 만으론 끝나지 않는다. 책임감을 보여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고,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이런 문제가 제기됐다면 관계자를 불러 상황을 파악,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더민주 내에서도 “문 전 대표의 입장을 두고 말이 엇갈리면서 NLL 논란 때처럼 수세에 몰릴 수 있다”, “무책임한 대응으로 비칠 수 있다”는 등의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논란이 된 당시 청와대 회의는 비공개 회의로, 진실 논란을 종식할 회의록 등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명확한 규명 없이 의혹제기 차원의 진실 공방이 장기화될 수순이다. 이재정 전 장관은 이날 “(기권을 결정한) 16일 회의는 내가 요청한 비공식회의”라고 밝혔다. 당시 공식 회의는 15일 안보정책조정회의 뿐이며, 16일, 18일, 20일 등은 모두 비공식회의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15일 회의에서 의견이 엇갈렸고 16일 회의에서 (기권으로)결론냈다. 이후 송 전 장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니 송 전 장관을 다독일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18일 모였고, 당시 (18일 회의에서) 인권결의안 외에 APEC회의 등도 논의했다”고 했다. 이어 “결정을 이미 16일에 했고 20일에 대통령이 최종 결재를 내린 것”이라며 회고록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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