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매운동’ 확산… 트럼프 사업브랜드 휘청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유명 야구선수 애드리안 곤살레스는 지난 5월 시카고에서 원정경기를 치를 때 혼자만 팀원들과 떨어져 다른 숙소에서 지냈다. 팀 지정 숙소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앤드 타워’였다. 그는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들은 멕시코 혈통인 그가 트럼프를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운영하는 사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의 잇따른 막말과 성추문 의혹으로 상처입은 미국 국민들이 투표 이상의 방법으로 트럼프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할 방법을 찾아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20여명이 넘는 미국인들을 상대로 한 인터뷰를 실으며, 이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이름을 붙인 호텔, 골프장, 리조트 등을 운영하며 ‘성공한 기업인’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왔지만,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오점으로 인해 브랜드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펜실베니아 주민인 모리에 골드(69)는 최근 친구들과의 여행을 취소했다. 그는 친구들과 해마다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 소유의 리조트로 여행을 갔는데, 이번 대선 과정에서 이민자나 여성, 소수자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에 실망했다는 이유에서다.

일리노이의 마가렛 리오덴(60ㆍ여)도 얼마 전 친구들이 시카고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저녁을 같이 먹자며 초대했을 때, 다른 장소를 골라달라며 거절했다. 그는 평소 정치적 문제로 시위를 한다거나 저항의 의사를 표시해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또 군복무 중에 사망한 아들이 있는 개리 베리는 이제 더 이상 트럼프 와인을 마시지 않는다. 전에는 손주가 태어나거나 결혼기념일 같은 특별한 날이 오면 간혹 마셨는데, 몇달전 트럼프가 이라크전에 참전했다가 숨진 참전 용사의 부모를 모욕한 뒤로 “더 이상 트럼프 브랜드 제품을 사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뉴욕 맨하탄의 트럼프 타워에서 종종 비즈니스 미팅을 갖던 나다브 울만이라는 사업가는 “트럼프 타워에 가는 것은 트럼프를 일정 부분 지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더 이상 그곳을 가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측은 이런 불매운동이 일부의 사례일 뿐이라고 해명한다. 트럼프 브랜드의 지주회사인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의 아만다 밀러 마케팅 부회장은 16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브랜드는 놀랍도록 강하며, 전 사업 영역에 걸쳐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대선을 통한 광고효과 덕에 버지니아 주(州) 샬롯츠빌에 있는 트럼프의 와이너리는 매출이 55% 뛰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불매운동의 파장이 생각보다 크다는 분석도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포스퀘어가 5000만 명의 자체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9월 트럼프 브랜드가 붙은 부동산에 대한 소비자의 방문이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16.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폭에는 변동이 있지만 6, 7, 8월부터 감소추세는 계속돼 왔다. 또 힙뭉크(Hipmunk)라는 온라인 여행회사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트럼프 호텔에 대한 올해 상반기 예약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58%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전기를 쓴 마이클 디안토니오는 16일 CNN에 출연해 “최근 2주 동안 트럼프의 브랜드 가치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백인 저학력층에서도 소비심리의 이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하며 “그들(백인 저학력층)은 아마 여전히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의 사업에 진짜 장기적 피해를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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