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했다던 백남기 농민 물대포 당시 상황속보 존재

- 백 씨 사고 경위, 이송 상황 지휘부에 전파

- 경찰, 국회 위증 논란일 듯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경찰이 줄곧 파기했다고 주장한 고(故) 백남기 농민 부상 상황속보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민중의소리는 백남기 농민이 경찰 살수차에 의해 부상 당한 당시 상황을 담은 상황속보가 존재한다고 단독 보도 했다. 경찰은 민중총궐기가 있었던 지난해 11월 14일 오후 8시에 배포된 상황속보 18보에 백남기 농민 부상상황에 대해 처음으로 “19시 10분 SK 빌딩 앞 버스정류장에서 70대 노인이 뇌진탕으로 바닥에 쓰러져 구급차로 호송조치했다”며 처음으로 언급했다. 오후 8시 경에는 경찰 지휘부가 백 농민의 부상상황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던 셈. 이는 “9시 뉴스를 보고 (백 농민의 부상 사실을) 처음 알았다”던 강신명 전 경찰청장의 발언과 배치된다.

오후 9시에 전파된 20보에서는 백남기 농민에 대해 47년 전남 보성 출신임을 명백히 밝히면서 “뇌출혈 증세로 산소호흡기를 부착하고 치료를 계속하고 있다”며 “가족 2명(딸, 사위)가 도착해 대기하고 있고 야당의원 5명이 서울대 병원에 도착해 대기 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오후 11시 20분에 전파된 25보에는 “백남기 농민이 19시 10분 경 서린로터리에서 물포에 맞아 부상을 당했으며 뇌출혈 증세로 산소호흡기 부착하고 치료 중”이라는 사실이 담겼다.

사고 5시간 내에 경찰이 이미 백남기 농민의 신원과 부상 상태는 물론 물대포에 의해 부상을 입었다는 사고 경위까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음이 드러난 것.

이철성 경찰청장을 비롯 경찰이 줄기차게 “열람 후 파기하는 것이 원칙”이라던 상황속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경찰이 국회 국감 과정에서 이를 은폐하고 위증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위를 조사 중이나 서울경찰청에서 형사재판용으로 제출한 당시 상황보고서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경찰청 내에 존재하는 문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경찰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문건이 법원자료로 제출됐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백 농민이 쓰러진 시간대가 빠진 일부 상황속보만 국회에 제출했다. 야당의원이 해당 시간대 상황속보의 행방을 추궁하자 “파기돼 존재하지 않고 소송 과정에 필요한 부분만 법원에 제출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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