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디자인포럼2016⑫]“쉽다, 예쁘다? 다 잡아야 성공인데…”, 디자인에 더 목 마른 스타트업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쉽기만 해도 안 되고, 예쁘기만 해도 실패입니다. 쉽고 예뻐야만 생존할 수 있는 게 스타트업이죠.”

‘쉽고 예쁘다.’ 말이야 간단하다. 그런데 일선 현장에선 말만 들어도 단내부터 난다. ‘도대체 넌 누구니?’ 대기업과 달리 고객과 통성명부터 해야 할 스타트업 기업은 특히나 그렇다. 쉽고 예뻐야 좋다? 아니다. 쉽고 예뻐야 ‘살아남는다’.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 천문학 콘텐츠를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스타트업인 위션의 김도균(왼쪽) 대표는 창업 초기 디자인의 중요성을 간과하다 요즘은 디자인이 성공의 열쇠라는 걸 절감하고 있다. 만화 콘텐츠 추천 스타트업인 라프텔의 김범준 대표는 ‘예쁘고 쉬운’ 디자인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힘이라는 걸 실패를 통해 배웠다고 강조한다. / [사진=윤병찬 [email protected]]

기술력만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끝났다. 디자인은 이미 생산 전 과정에 녹아들었고, 스타트업 기업은 대기업보다 더 절실하게 이를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도전과 미래가 생명력인 이들은 말이나 보고서가 아닌 직접 기업의 흥망성쇠를 통해 디자인 경영의 중요성을 깨우쳤다. 더 생생하고, 더 절실한 이들의 목소리다.

위션은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천문학 관련 콘텐츠를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스타트업 기업이다. 사무실도 연세대 공학원 안에 있다. 김도균(40) 위션 대표는 “프로그래머로만 창업을 시작했고 처음 제품을 선보였을 때만 해도 디자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천문학과 출신인 김 대표는 “전형적인 공대생 마인드였다”고 웃었다.

평가는 혹독했다. 특히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잇따랐다. 김 대표가 디자이너 필요성을 절감한 시기다. 사내 디자이너를 영입한 이후 업계 반응부터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로켓 발사 과정을 가상현실(VR)로 구현한 앱을 직접 보여줬다. “로켓 내에 대한민국이란 글씨가 보이죠?” 눈에 보일 듯 말 듯한 작은 글씨를 가리켰다. 디자이너를 영입한 이후 이런 부분까지 눈길이 간다고 했다. 그는 “디자이너를 영입하고 나니 로딩화면이나 작은 아이콘 등까지 다 신경 쓰이게 됐다. 고객의 반응도 확실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라프텔은 만화 콘텐츠를 취향에 맞게 추천해주는 스타트업 기업이다. 2014년 10월에 창업, 이제 정확히 2년이 흘렀다. 라프텔은 연말 애니메이션 추천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현재 디자이너를 모집하고 있다. 김범준(32) 대표는 ‘개인화추천기술’이란 전공을 살려 창업에 도전했다. 김 대표는 디자인을 ‘쉽고 예쁘게’라고 단언했다. 김 대표는 라프텔을 창업하기 전 한 차례 실패를 경험했다. 패션 관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는 “아이디어가 앞서고 혁신만 생각하다보니 쉽게 만들질 못했다”며 실패 이유를 들었다. 그는 “디자인의 기본은 ‘쉽게’라는 걸 체감했다”며 “아무리 혁신적이고 예뻐도 쉽지 않으면 고객이 떠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에 특히 더 중요한 건 쉽고도 ‘예쁜’ 디자인이라 강조했다. 이름부터 알려야 하는 스타트업은 일단 예쁘지 않으면 고객 눈길을 사로잡을 수 없다. 예쁘지 않으면 고객이 알아주지 않고, 예뻐도 쉽지 않으면 고객이 다시 찾지 않는 현실, 스타트업 기업의 디자인이 특히 더 ‘쉽고 예뻐야’ 하는 이유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스타트업 기업은 제품을 정식 출시하기 전 통상 ‘AㆍB테스트’를 거친다고 한다. 자체 디자인 역량에 한계가 있다보니, A버전과 B버전 등을 모두 선공개해 고객 반응을 비교ㆍ확인하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 핵심 역시 디자인이다. 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을 얼마나 잘 확인하는가에 스타트업의 승패가 달렸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디자이너 새 식구를 고대하는 김 대표는 “지금까진 디자인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는 팀원이 디자인을 담당해왔다”며 “새로 디자이너가 온다면 더 쉽고 더 예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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