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수사 마무리 ②] 공짜급여 508억 ‘뜨거운 감자’…횡령죄 인정될까

-신동주ㆍ서미경 10년 간 500억 넘게 공짜급여 받은 혐의

-신동주 측 “정당한 급여” 항변…법원의 선택은?

[헤럴드경제=양대근ㆍ고도예 기자] 검찰이 4개월에 걸쳐 벌여온 롯데그룹 수사가 19일자로 막을 내린 가운데 508억원에 달하는 공짜급여를 놓고 롯데 측과 검찰이 법정에서 뜨거운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롯데그룹 관련 비리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신격호(94) 총괄회장의 큰아들인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7) 씨 모녀가 각각 391억원, 117억원에 달하는 부당급여 지급(횡령) 혐의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지난달 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헤럴드경제 DB]

수사팀에 따르면 이들 세 사람은 위임계약 내지 고문계약 없이 이사나 고문 등으로 등재돼 급여를 지급받았고, 이들은 회사에 출근한 적이 없고 아무런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롯데 계열사로부터 10년간 받은 금액이 500억원이 넘는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근무하지도 않는 총수일가에게 상장사를 포함한 전 계열사를 동원하여 급여를 지급한 것은 재벌이 기업을 사금고화한 사례”라며 “총수일가는 지급받은 급여를 주식매수 대금, 카드대금 등 생활비, 세금 납부 등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했다”고 기적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 측은 “정당한 급여를 받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부장 함종식) 심리로 열린 손해배상 청구소송 4차 변론 기일에서 신 전 부회장 측 대리인은 “신 전 부회장은 오너 경영인으로서 업무를 해왔다”며 “봉급을 받은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이사직에서 부당하게 해임됐다며 (주)호텔롯데와 (주)부산롯데호텔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대리인은 “통상 전문 경영인의 경우 1개~3개 회사의 이사로 선임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신 전 부회장은 전 세계 400여개 롯데그룹 계열사(한국 약 10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으로 재직하고 있었다”며 “계열사 한 곳의 업무만 보기보다는 급한 일이 발생할 때 소방수 역할을 하며 돕는 역할을 했다”고 했다. 신 전 부회장이 일반 전문 경영인과 다른 오너 경영인으로서 특수한 지위에 있었다고 강조한 것이다. ‘오너 경영인’으로서 업무를 한 만큼 봉급을 받은 것도 문제없다는 취지다.

한국 롯데호텔과 부산롯데호텔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회사 측에서 신 전 부회장에게 출석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며 “신 전 부회장의 임무는 이사회에 출석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 전반에 대한 업무를 하는 것이다”고 항변했다.

검찰로서는 이들이 등기이사로서 전혀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재판에서 입증해야 횡령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기업형사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대기업 총수 일가라면 계열사 이사회에 일일이 가지 않고 서면이나 위임해서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단편적으로 보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혐의로 먼저 재판에 넘겨진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공판에서도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신 이사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B사에 근무한 적 없는 세 딸을 등기임원으로 올리고 급여를 지급해 40억원의 횡령 혐의가 적용됐다. 신 이사장의 변호인은 재판에서 “신 이사장의 자녀들은 일정 부분 일을 하고 급여를 받았다”며 “일한 것에 비해 급여 수준이 과한지 여부는 주주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주장했다.

서울고등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배임 사건은 액수에 따라 양형이 달라지므로 액수를 놓고 공방이 벌어진다”며 “롯데 측에서는 당시 경영상 합리적 판단이었을 뿐 배임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로펌의 다른 변호사 역시 “이사회 참석은 기본적으로 하는게 맞겠지만 오너가 이사회에 참석 안한다고 해서 그걸 이사 업무를 안한 걸로 보느냐는 문제가 남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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