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패산 터널 총기사건] 사제 총기로 경찰 살해한 범인 성병대, 정확한 동선은?

-평소 사이 좋지 않던 이웃 둔기로 폭행, 출동한 경찰에는 총기 난사

-범행 직후 ”자살하려 한다“ ”죽어도 괜찮다”고 진술해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사제 총기로 경찰을 살해한 성병대(46)의 범행은 주도면밀했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강북경찰서는 성 씨가 지난 19일 오후 강북경찰서 인근 부동산 중개소 밖에서 부동산업자 이모(67)씨가 나오기를 기다렸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20일 밝혔다. 성 씨와 이 씨는 이웃 사이로 평소에도 말다툼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총기 난사에 숨진 고(故) 김창호 경위 / 서울 강북경찰서 제공]

이 씨가 부동산 중개소를 나와 걷기 시작하자, 성씨는 이 씨를 뒤쫓아 미리 준비한 사제 총기를 이 씨에게 발사했다. 그러나 성 씨가 발사한 총알은 빗나갔고, 인근을 지나던 행인 이모(71) 씨가 복부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성씨는 강북서 수십여미터가량 이씨 뒤를 쫓으며 실랑이를 벌였고, 결국 이 씨를 쓰러뜨린 후 총기와 함께 가져온 망치로 이 씨 머리를 때렸다.

이 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은 오후 6시 20분께 “강북구 번동 길 위에서 사람들이 싸우고 있다”, “총소리가 났다”는 등의 경찰 신고를 여러차례 한 것으로 전해졌다.

5분 뒤에는 성 씨의 전자발찌가 훼손됐다는 신고가 보호관찰소 시스템을 통해 들어왔다. 특수 강간으로 징역형을 지냈던 성 씨는 출소 후에도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고 있던 상태였다.

신고를 받고 번동파출소에서 김창호(54) 경위 등 경찰들이 오후 6시 29분께 사건 현장으로 출동했다. 그러나 피의자 성 씨는 이미 오패산 쪽으로 도망간 후였다.

김 경위는 오패산 터널 입구 오른쪽의 급경사에서 성 씨를 발견하고 접근을 시도했다. 오후 6시 33분께 풀숲에 숨어있던 성 씨가 갑자기 준비했던 사제 총기를 난사하기 시작했다. 허공에 난사한 10여발의 총알 중 일부가 김 경위의 어깨 뒷편을 맞췄고, 그 자리에서 김 경위가 쓰러졌다.

김 경위는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이미 의식이 없었고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총알이 폐를 훼손해 오후 7시 40분께 결국 사망했다.

머리에 부상을 입은 피해자 이 씨도 함께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직후 도주하던 성 씨는 오패산 터널 밑쪽 숲에서 오후 6시 45분께 잡혔다. 성씨는 경찰에 붙잡힌 직후 “나 자살하려고 한 거다. 맞아 죽어도 괜찮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인근을 수색해 성씨가 만든 사제총 16정과 칼 7개를 압수했다. 요구르트병에 화약으로 추정되는 가루를 채워둔 사제 폭탄도 현장에서 함께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폭발할 수 있는지 의심되는 수준의 조악한 물건으로 현재 정밀 감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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