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씨 사망 이후] “36시간만 버티자”…투쟁본부, 삭발 감행

“25일 자정 부검영장 기한까지 총력 투쟁”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경찰의 영장 기습 집행 시도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고(故) 백남기 씨의 부검 논란과 관련, 유족 측이 삭발식을 진행하며 남은 영장 기한까지 총력 투쟁하겠다고 발표했다.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부검 저지를 위한 36시간 집중행동’을 선포하며 투쟁본부 주요 인사들의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부검영장의 기한인 25일까지 총력을 다해 부검을 막아내겠다”며 “국민들의 참여를 위해 삭발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선포에 앞서 기조연설을 맡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물대포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든 있을 수 있다”며 “불의한 공권력에 맞서 힘을 합쳐 백남기 농민의 부검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박석운 대표를 비롯한 백남기 투쟁본부 공동대표단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검 저지를 위한 36시간 집중행동’을 선포하며 삭발식에 나서고 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함세웅 신부 역시 “경찰과 검찰의 마비된 인성과 비인간적 자세를 시민과 국민들이 함께 자극해 일깨워야 한다”며 “마지막 36시간 투쟁을 위해 국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투쟁본부는 “오늘 오전 10시께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봤다”고 밝혔다. 이어 “기대했던 백 씨에 대한 사과는 한 마디도 없고 개헌 얘기로 가득했다”며 “지금이라도 유족에게 사죄를 하는 것이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삭발식은 박석운 공동대표 등 투쟁본부 주요 간부 5명이 참여했다. 삭발 직후 박 대표는 “사건을 은폐하고 덮기에 급급했던 정부가 개헌으로 다시 자신의 치부를 감추려 하고 있다”며 “정권 심판과 부검 저지의 결의를 확실히 보여주고자 삭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투쟁본부는 백 씨의 부검 영장 기한인 25일 자정까지 ‘시민 지킴이단’ 300여 명과 함께 백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밤샘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osyoo@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