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프링스 인근 도로 카지노버스 사고로 13명 사망…한인 피해자..

트럭 트레일러에 추돌·부상자 31명

카지노 버스 사고1
트레일러를 들이받은 관광버스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더데저트선 콜린 아타기 기자 트위터>

팜스프링스 인근 10번 프리웨이에서 23일 오전 5시 17분(현지시간)께 승객 44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대형 트럭 트레일러의 후미를 받아 13명이 숨지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소 13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다고 캘리포니아고속도로 순찰대(CHP)가 전했다.

짐 에이벌 CHP 지구대장은 “관광버스 운전사가 사망자에 포함됐다”라며 “연방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는 팜스프링스 인근 인디오를 지나는 10번 고속도로 서쪽 LA로 향하는 방향에서 발생했다. LA에서 동쪽으로 약 100마일 가량 떨어진 지점이다.

LA타임즈는 “트레일러 뒤를 거세게 들이받은 관광버스의 앞부분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완전히 찌그러졌고, 실제 사망자 대부분은 앞좌석 승객들”이라고 전했다.

에이벌 지구대장은 “사고 당시 안개는 끼지 않았다”면서 사망한 운전자의 음주, 약물복용, 피로 여부를 다각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사고 당시 관광버스가 트럭 트레일러보다 훨씬 빠른 속도도 달렸다며 차체 결함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은 사고버스가 지난 4월 당국의 검사에서 큰 결함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고를 낸 관광버스가 LA 시에 기반을 둔 관광회사 ‘USA 할러데이’ 소속으로 솔턴 호 인근 레드 어스 카지노에서 이동 중이라고 발표했다.

USA 할러데이는 정기적으로 승객을 LA에서 팜스프링스나 인디오 등지에 있는 카지노로 수송해온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LA타임스는 USA 할러데이가 LA 코리아타운에서 1인당 20달러를 받고 일주일에 세 번씩 레드 어스 카지노로 승객을 태워 날랐다고 소개했다.

통상 오후 8시 30분 LA에서 출발해 레드 어스 카지노로 간 버스는 4시간 반 정도 손님들을 기다렸다가 다음날 새벽 2시께 LA로 출발해 새벽 4시쯤 돌아온다. 이 사고로 데저트 리저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한 승객도 미국 언론에 이런 내용을 진술했다.

코리아타운에서 이런 버스를 타고 카지노로 가는 한인 동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추산됨에 따라 한인 동포들이 탑승했을 가능성도 나왔지만, 이날 사고로 희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현장에 나갔던 LA총영사관 김보준 경찰 영사는 “리버사이드 카운티 검시국에서 시신의 신원을 조회한 결과 한국인 또는 우리 동포들의 이름은 없었다”면서 “대부분 히스패닉이었다”라고 전했다. 김 영사는 “레드 어스 카지노는 소규모인 데다가 LA에서 멀어서 한인들은 거의 가지 않는다고 한다”라며 “고속도로 순찰대와 검시국에 한국인 희생자가 발견될 경우 연락을 달라고 요청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해 인디언 캐년 10번 도로 서쪽 방면을 모두 폐쇄하고 사다리와 각종 도구를 활용해 차를 뜯고 진입해 생존자 구조와 사고 수습에 전력을 쏟았다. 부상자 14명을 치료한 팜 스프링스 병원은 5명의 상태가 위독하며 3명은 심각하다고 전했다. 나머지 6명의 부상 정도는 비교적 경미하다. 아이젠하워 메디컬 센터, JFK 메모리얼 병원은 치료한 환자 17명의 부상 정도가 모두 가벼운 편이라고 발표했다.

당국은 10번 도로 서쪽 방면의 통제를 23일 오후 4시께 해제했다. LA 타임스는 이날 교통사고는 사망자 수에서 역대 캘리포니아 주 최악의 교통사고 중 하나라고 전했다.

1963년 추알라에서 화물 열차가 트럭을 치어 멕시코 출신 농장 일꾼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1976년에도 고교 합창단원을 태운 버스가 도로를 탈선해 추락하면서 29명이 숨졌다. 2014년에는 트럭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고교생을 태운 버스와 충돌해 10명이 사망했다.

트레일러 들이받은 관광버스의 참상 [AP=연합뉴스]

트레일러 들이받은 관광버스의 참상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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