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계, 정체된 물꼬를 뚫어라

의류업계, 정체된 물꼬를 뚫어라

-불황 속 시장 넓히는 업체 속속 등장

-결국 사람이 답?

-업체 특성 살리는 전략과 적절한 전문 인력 배치가 관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매출 부진을 좀처럼 만회하지 못하고 있는 LA지역 한인 의류업계가 생존을 위해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아직 더딘 단계지만 미국과 멕시코 등 중남미 고객에 집중돼 있던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 시장 확대는 온라인이 주를 이루며 일부 업체는 자체 매장을 해외에 여는 전통적인 방식을 겸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A업체’를 꼽을 수 있다. 22년 된 이 업체는 낮은 가격대로 대규모 물량 납품 중심으로 사업체를 운영하며 몸집을 키워 축적된 자본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제품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

특히 저가, 중간, 중고가 등 가격대를 세분화 한 개별 브랜드를 런칭, 백화점이나 고급 의류 편집샵 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한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판매량은 많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큰 중간 가격대 이상 브랜드의 이미지를 차츰 높여 온 이 업체는 2년전 한국에 이어 최근 중국에도 매장을 열고 현지화 전략에 나섰다.

한국과 중국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뤄지는 도매 판매가는 제품에 따라 50~100달러에 달한다.

이 가격에 매입한 소매 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판매가는 100달러에서 많게는 300달러에 육박하는 제품도 있다. 현재 LA한인의류 도매업계 대부분 업체들의 평균 도매 가격이 10달러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과감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미 미국내 주요 고급 백화점과 온라인 의류 전문 쇼핑몰에서 유사한 가격에 판매되며 제품의 디자인과 품질 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까지 어느정도 위치에 올라선 것이 한국과 중국 시장에서 주효했다는 것이 업체측의 분석이다. 10년전만해도 60~70명 수준이던 이 업체는 현재 15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중이다.

차별화된 고기능성 소재를 바탕으로 요가복 등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에슬레저 의류를 취급하는 ‘B업체’ 역시 나름의 생존법으로 불황을 극복하고 있다.

타 업체보다 조금 앞선 지난 2008년부터 온라인 판매에 집중해 현재 전세계 60개 이상 국가에서 활발하게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개별 구매액은 일반 대형 업체 납품과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미미하지만 이른바 개미군단의 힘을 톡톡히 봤다.

온라인을 통해 시장 확대는 단순히 매출을 늘리는데 그치지 않았다.

나라별로 각기 다른 소비자들의 취향을 10년 가까이 진행해 온 온라인 판매를 통해 구축한 데이타 베이스를 활용한 것이 이 업체의 전략이다.

이 업체는 미국에서 생산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브랜드화 했고 올해 초 베니스 비치 인근에 첫번째 브랜드 소매 매장에 문을 열었다. 이후 한국의 대형 의류 유통 업체의 러브콜을 받아 현재 한국의 주요 백화점에 숍인 숍 형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조만간 중국 시장도 바라보고 있다.

이 업체의 온라인을 비롯한 신사업팀 인력은 2008년 2명에서 시작해 현재는 30명을 육박하고 있다.

중국에 대규모 생산 라인을 운영중인 ‘C업체’도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를 옅보고 있다. 생산만 하던 중국을 판매시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2년전부터 현지 생산 제품 중 일부를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 업체 역시 필요한 중국 현지 인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 새로운 시장을 늘리는데 주효했다는 반응이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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