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빈자리 2천만대”…애플·구글 물량부족으로 차지 못해

노트 7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단종으로 ‘패블릿’(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에 최대 2천만 대 수준의 빈자리가 났지만, 애플과 구글은 물량부족으로 이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이에 따라 이 시장을 새 패블릿 미노트2를 내놓은 중국 샤오미(小米) 등 신생업체들이 차지할 수 있다고 FT는 전망했다.

IHS마킷의 웨인 램 스마트폰 담당 애널리스트는 만약 갤노트7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삼성전자가 선적했을 갤노트7 1천500만∼2천만 대의 자리가 글로벌 패블릿 시장에서 누구나 차지할 수 있는 빈자리가 됐다고 밝혔다고 FT는 전했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은 물량부족에 허덕이고 있어 빈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애플은 25일 2016회계연도 4분기(7∼9월) 실적발표에서 대화면으로, 갤노트7의 직접적 경쟁제품으로 꼽힌 아이폰7플러스에 대한 수요가 기대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애플 웹사이트에서 아이폰7 플러스를 주문하는 고객은 제품이 도착할 때까지 최대 8주를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를 받고 있다. 특히 제트블랙(유광 검정)의 경우 더 심하다고 FT는 덧붙였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특히 아이폰7플러스는 심각할 정도로 물량이 달린다”면서 “수요는 우리가 당초 전망했던 것보다 훨씬 강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은 모두 팔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애플은 갤노트7 단종으로 인한 패블릿 추가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마에스트리 CFO는 “수급 균형이 안 맞는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 사태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지금은 얘기하기 어렵고, 연말에 가서야 명확해질 것”이라면서 “다만, 삼성과 같은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아이폰으로 옮기는 고객수는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지난주 갤노트7의 빈자리를 겨냥해 패블릿 픽셀XL을 내놓은 구글도 물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구글 대변인은 “새 픽셀폰에 대한 수요에 황홀하다”면서도 “솔직히 선주문 수요가 기대를 넘어서서 가능한 한 빨리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애플과 구글이 물량부족에 시달리면서 이날 새 패블릿 미노트2를 공개하고 내달부터 시판할 예정인 중국 샤오미가 삼성의 빈자리를 차지하게 될 수도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램 애널리스트는 구글의 주문자위탁생산(OEM)업체인 HTC가 픽셀XL 제작과 관련,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과 같은 결정적 부품을 구하기에는 규모가 작아 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HTC는 OLED 디스플레이 확보를 위해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줄을 서 기다려야 한다”며 “애플보다 더 물량이 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앞서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적으로 대화면 아이폰을 주문한 고객들이 배달지연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난주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아이폰7플러스의 생산부터 완성까지 걸리는 시간은 일반 상품의 경우 3∼4주, 제트블랙은 6∼8주”라면서 “제트블랙과 아이폰7플러스의 물량이 가장 달리는 현상이 시판 이후 6주 넘게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갤노트7 변수로 인한 것”이라고 말했다.갤노트7 사태로 수혜를 보는 것은 애플보다는 LG와 같은 안드로이드 브랜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 벤 바자린 테크애널리스트는 “애플은 갤노트7 사태로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 “앞서 진행한 조사결과 애플보다는 LG와 같은 안드로이드 브랜드가 수혜대상”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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