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년대 한국영화 황금기 견인후학양성·영화산업 발전에 ‘혼신’

영화배우 남궁원(본명 홍경일, 82세)이 27일 ‘2016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1958년 영화 ‘그 밤이 다시 오면’으로 데뷔해 4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남궁원은 지난 58년간 영화계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남궁원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살아있는 영화계의 전설로 영화산업발전에 기여했다. 1960년대 이후 한국영화 50년사를 장식했던 그는 당시로서는 드문 서구적인 외모로 ‘한국의 그레고리 펙’이라는 애칭을 얻어 40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는 등 한국영화사에 기록될만하다. 또한 액션, 공포, 멜로, 사극, 로맨스,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주연 또는 조연배우로 출연해 혼신을 다한 연기로 1960~70년대 한국영화 황금기를 꽃피우는데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남궁원은 한국영화배우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해외에서 인정받아 한국영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대종상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한국 배우 최초로 아시아와 스페인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등 한국영화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기회를 마련하는 초석을 다졌다. 1960년에는 한중 합작영화 ‘청일전쟁과 민비’, ‘달기’ 등에 출연해 한국영화의 중국 진출에 초석을 마련했다. 지금이야 영화와 드라마의 한중공동제작이 흔하지만, 60년대초만 해도 우리 문화가 해외에 나가는 게 드물었던 시절이었다.

남궁원은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영화의 산업으로서의 발전에도 큰 관심을 기울였다. 한국영화의 지속성장을 위한 후학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겸임교수,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영화계에 종사하고 있는 후학들을 길러냈다. 현재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있다.

여기에 남궁원은 배우로서 일관되게 보여준 모범적 삶이 하나 추가되어야 한다. 젠틀맨 이미지를 지닌 그는 실제로도 스캔들 없이 (주)헤럴드 홍정욱 회장 등 자제들을 훌륭하게 키워내 멋있고 듬직한 느낌을 준다.

70년대부터 영화기자로 현장을 취재했던 김두호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70)는 “대한민국에서 남궁원 하면 잘 생긴 남자의 심볼로 회자될 정도로 유명했다. 결혼전에는 염문이 있기는 했지만 결혼후에는 항상 모범적인 삶을 살아오고 있다”면서 “타고난 외모로 유혹의 손길이 많았을 법한데도 남편과 아버지로서 표본이 될만큼 듬직한 가장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갈수록 대중들은 배우로서의 삶과 인간으로서의 삶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 추세다. 오래전 부터 모범적인 삶을 살아온 남궁원이라는 배우에게 신뢰가 가는 이유다.

남궁원은 잘 생긴 얼굴 하나 믿고 주연을 따내는 배우가 아니라 악역과 선역 가리지 않고 바닥부터 과정을 단계별로 밟아와 선굵은 주연배우로 자리잡았다. 액션과 수사물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남궁원은 “연기를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았다”면서 더욱 공부하는 자세로 성실하게 연기를 쌓아왔다. 어떨 때는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기도 했다. 요즘 말로 하면 ‘신 스틸러’ 역할까지 한 것이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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