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전문 지식인이 뜬다…“차에 대해 뭐든 물어보세요”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최근 자동차 전시장이 다양한 콘셉트로 진화하면서 신종 직업군이 생겼다.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는 ‘구루(guru)’라는 자동차 문화 해설사를 도입, 차에 관한 전문 지식부터 차량 상세 정보 등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차 구매와는 직접적 관계 없는 일종의 ‘신(新)지식인’으로,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총 70여명이 활동 중이다. 일종의 미술관 큐레이터와 같은 개념이다. 

제네시스 스튜디오에서 근무중인 고결 구루(왼쪽), 현대모터스튜디오 하남의 최재용 선임구루. [사진=조민선 기자]

차 엔지니어, 레이서, 전문 프리젠터, 장교, 스튜어디스까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이들이 포진했다. 차의 기술적 파트에 강점을 가진 구루부터 감성적인 구루, 유머러스한 구루까지 콘셉트도 다양하다.

‘제네시스 스튜디오’에서 근무중인 고결 구루는 “구루들마다 강점이 다르다”며 “각자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것처럼 구루들도 각자 스타일로 고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결 구루는 차의 성능과 퍼포먼스에 포인트를 맞추면서 동시에 감정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편이다. 예를들어 차의 헤드라이트를 설명할 때 사람의 얼굴 부위 중 ‘눈’에 비유한다. 그는 “제네시스 ‘G80’의 경우 눈빛이 날카롭고 선명한 미남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는 설명을 곁들인다. 단순 정보를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감성을 담아 이같은 차량 기능이 왜 필요한지, 고객들에게 더 가까이 와닿도록 설명한다.

벽면에 설치된 독특한 형태의 거울의 의미를 묻자, 그는 “거울은 한계가 없는 쭉 뻗은 길의 느낌으로, 앞으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래, 도전, 기술력 발전에 한계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일종의 아트 오브제”라고 설명했다. 브랜드나 차에 얽힌 뒷이야기를 전달해주는 ‘이야기꾼’이다.

자동차 전문 해설사인 만큼 기술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이들도 있다.

최재용 ‘현대모터스튜디오 하남’의 선임구루는 현대차, 벤츠 등을 거친 엔지니어 출신으로, 자동차 전문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요즘 자동차 전시장에 전문가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춘 일반인들도 많이 방문한다”며 “그럴 경우 엔지니어나 레이서 출신 구루들이 투입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구루들은 브랜드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다. 최재용 선임구루는 “현대모터스튜디오는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실험 공간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며 “어떻게 하면 브랜드 이미지를 좋게 만들지 고민하는게 구루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스튜디오에서 근무중인 고결 구루(왼쪽), 현대모터스튜디오 하남의 최재용 선임구루. [사진=조민선 기자]

수입차 가운데선 BMW가 ’프로덕트 지니어스(Product Genius)’ 제도를 운영 중이다. 2014년 국내 최초로 영업사원이 아닌 자동차 해설사의 개념을 도입했다. 프로덕트 지니어스는 차의 직접적인 판매가 아닌 차량에 대한 전문적인 설명과 함께 시승 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에는 40여명, 전 세계 약 1500명 가량의 프로덕트 지니어스가 활동 중이다.

혼다도 2015년 서울 모터쇼에서 레이싱걸이 아닌 전문 ‘큐레이터’를 도입해 자동차 해설사의 개념을 도입했으며, 아우디와 렉서스 같은 브랜드들도 이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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