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민심 들끓는데…정국 주도권 놓고 치고받는 두 야당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과 문재인 전 대표의 기자간담회를 놓고 날선 반응을 주고받고 있다. 백만 촛불집회로 확인된 민심을 등에 업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에 본격적으로 돌입해야할 야권이 사안마다 정국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대표의 비선 실세 의혹을 제기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사진=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되기도 했던 김민석 특보단장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박 위원장을 겨냥해 “입에 담기 어려운 표현을 쓰셨다”고 반박했다. 이어 “알고 계신 게 있으시면 소상히 밝히고, 근거가 없으면 정중하게 사과해주시기 바란다. 그것이 공조를 해야할 당이자, 책임 있는 제1야당인 민주당과 추미애 대표 그리고 그 당에 속한 의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이 문제 때문에 혼란을 겪은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되받아쳤다.

박 위원장은 같은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전날 문 전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을 문제 삼았다. 그는 박 대통령 퇴진 운동 돌입과 비상시국 회의 조성을 골자로 한 문 전 대표의 제안에 대해 “그 로드맵이 과연 이해가 될 수 있는 로드맵인가, 그 로드맵 자체도 솔직히 없다”고 비판했다. 

또 문 전 대표가 지난 총선 광주 ‘정계 은퇴’ 발언이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한 데 대해선 “말로는 호남을 생각한다고 하면서 완전히 호남을 무시하는 일”이라며 “이러한 발언에 대해 취소하고 정중한 사과를 해줄 것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전 대표 측은 ‘자제해달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의원은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께 부탁드립니다’라는 입장 발표문을 통해 “지금은 100만 촛불로 보여준 국민들의 민심에 정치권이 어떻게 부응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때”라며 “이제부터는 분열의 언어 대신 단결의 언어로 함께 힘을 모으는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권 공조에 앞서 갖가지 파열음을 내는 데 대해 양당 안팎에선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두 야당이 바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도 모자랄 판에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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