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 Data] 정용진 큰 그림·이석구 깨알 리더십…직원 9600명 스타벅스 매출 1조클럽

올해로 한국 진출 17년을 맞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매출 1조원-매장 1000호점’ 시대를 열 전망이다. 스타벅스는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71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성장했다. 현 추세라면 연말까지 1조원 달성이 무난해 보인다. 매출 1조원은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 최초다.

스타벅스는 1999년 7월 이대에 1호점을 내면서 한국에 본격 진출했다. 미국 브라운대학 유학 시절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마시던 정용진(48) 신세계 부회장이 직접 들여왔다. 고급스러운 맛에 반한 정 부회장은 커피전문점이 많지 않던 당시 한국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직접 수입을 추진했다.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급성장한 배경에는 정 부회장의 가능성에 대한 도전과 고급화 추진, 그리고 이석구(67)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진가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1975년 삼성물산 입사를 시작으로 30여년 간 삼성과 신세계그룹에서 전문경영인의 길을 걸어왔다. 2007년 말 4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로 취임, 10년째 그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 취임 전에는 7년 간 스타벅스 대표이사가 3번이나 바뀌었다. 
이석구 대표

스타벅스는 첫해 1999년 매장 1개, 직원수 40명, 매출 6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7년에는 매장 232개, 매출 1344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현재 직원 9600여명, 매장 950여개다. 특히 그가 대표이사로 있던 지난 10년 간은 매장수 4배 이상, 매출 7배 이상, 직원수는 240배나 많아졌다.

양적 성장만 이룬 것이 아니다. 인재양성과 현장중심 경영을 중시한 이 대표의 리더십은 스타벅스의 질적 성장을 견인한 힘이 됐다는 평가다.

현재 스타벅스의 직원 9600여명은 모두 정규직이다. 연령과 성별, 학력, 장애 등의 구분없이 채용한다. 스타벅스의 모든 임직원은 ‘파트너’로 불리며, 직급 대신 닉네임으로 호칭해 평등한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2014년에는 업계 최초로 출산과 육아로 퇴사했던 전직 스타벅스 여성 관리자들이 정규직 시간선택제 부점장으로 입사하는 ‘리턴맘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2012년부터는 장애인 바리스타 채용에 앞장서고 있다.

임직원들의 행복 증진을 위해 2011년에는 ‘파트너행복추진팀’을 만들었다. 매일 오후 5시30분이면 퇴근시간을 알리는 음악을 틀어, 습관성 야근을 없애고 정시퇴근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객의 소리를 듣기 위해 현장 경영도 강조한다. 이 대표는 취임 후 5000회 이상 매장을 방문했다. 매주 2회는 현장을 방문,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고객들이 만족하거나 불편해하는 점에 대한 해답을 듣는다. 현장에서 칭찬을 통해 파트너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줘야 한다는 철학으로, 늘 칭찬카드를 소지하고 다니면서 자필로 감사를 표시하곤 한다.

디지털 마케팅과 현지화 전략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09년 업계 최초로 선불식 충전카드 ‘스타벅스 카드’를 론칭했다. 2014년에는 전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고객의 이름을 호명하는 감성적인 소통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콜 마이 네임’ 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바일앱을 통해 편하게 음료를 주문하고 결제하는 ‘사이렌 오더’ 서비스도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2012년 시작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전세계 스타벅스 최초로 자체 개발한 고객 친화적인 첨단 화상주문 시스템으로, 자동차 안에서 42인치 대형화면으로 바리스타들과 대화를 나누며 주문이 가능해 한국적 정서를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밖에 국내산 농산물을 적극 활용한 음료와 상품을 출시, 한국 스타벅스 만의 현지화 전략도 호응을 얻고 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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