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최순실측 35억 지원’ 장충기 삼성사장 소환 조사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18일 오전 장충기(62)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36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장 사장은 최순실(60ㆍ구속) 씨의 딸 정유라(20) 씨에 대한 특혜지원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입을 굳게 다문 채 답변을 거부하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앞서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기업 53곳의 송금 자료와 최 씨가 한국과 독일에 설립한 회사들의 자금 거래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삼성 측이 최 씨의 독일 회사 ‘비덱(Widec) 스포츠’에 280만유로(당시 환율 기준 약 35억원)를 전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해왔다.

삼성 측이 전달한 돈은 지난해 9∼10월께 비덱의 예전 이름인 ‘코레(Core) 스포츠’에 송금됐으며, 국내 은행을 거쳐 독일 현지 은행의 회사 계좌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정 씨의 말 구입비와 전지훈련 비용 등으로 쓰였다. 컨설팅 계약 형식이지만 실질적으로 대가성 자금 지원성격이 아니냐는 의심이 뒤따랐다.

특히 삼성이 작년 5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공단의 지지를 이끌어내려고 현 정부 ‘비선실세’ 최 씨에게 자금을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도 맞물렸던 합병안은 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검찰은 미래전략실 핵심 임원인 장 사장을 상대로 최 씨 일가에 자금을 지원한 경위와 이에 대한 대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지를 받아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재용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삼성은 최 씨의 조카 장시호(38) 씨가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억여원을 후원한 사실이 검찰 조사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과정을 주도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양대근 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