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공항 가는 길’이 기존 멜로와 달랐던 점은…”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 최근 종영한 감성멜로 ‘공항 가는 길’의 여주인공 김하늘을 만났다. 김하늘은 느낌이 있는 여배우다. 김하늘과 이상윤은 캐스팅이 절묘했다. 둘 다 세련되고 진중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불륜을 고급스럽게 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설령 그것이 불륜의 형태를 띠고 있더라도, 그 기저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행복이 무엇일까 하는 물음, 평상시 잊고 지내기 일쑤지만 있을때 잘해야 하는 부부와 가족관계 등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김하늘(최수아)과 이상윤(서도우)은 그렇게 대중을 설득시키는 데 성공했다.


“멜로드라마 캐릭터들이 정형화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아내와 엄마, 직장인, 그리고 설레는 감성 등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공감은 가지만 어순도 달라지기도 하는, 소설 같은 익숙치 않은 문어체 대사도 마음에 와닿았다. 이걸 어떻게 시청자들도 함께 느끼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공항가는 길’은 ‘망을 봐주고 싶은 드라마‘, ‘남편과 함께 보고싶지않은 드라마’였지만, 위험한 부분이 있었다. 김하늘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영화적인 느낌이 있고 감성이 좋아서 참가했지만, 시청자들이 좋아해줄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스타트는 공감과 위로였고, 나를 찾아가는 얘기, 나의 행복찾기, 주제, 메시지가 좋았다. 16부까지 뭔가 흐름을 타게 되면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김하늘은 단 한 신만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극 중간에 도우씨(이상윤)와 그의 아내 혜원(장희진)이 살고 있는 집에 수아가 들어가는 장면이었다. 이어 자신의 실제 성격과 수아의 다른 점도 밝혔다.

“저는 감정 표현이 정확한 편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 그것을 분명히 표현한다. 수아랑은 다르다. 하지만 수아 캐릭터를 통해 배운 게 있다. 조금 다듬어지고 현명해지려고 한다. 역시 배우는 자신을 찾기 좋은 직업이다.”

김하늘은 “남편과의 관계가 그렇게(파탄) 되는 데에는 수아 잘못도 있다. 둘의 관계를 우선 결정짓는 게 필요했다”고 말해 일을 처리하는 순서와 과정에서 드라마와 조금의 차이를 보였다. 


김하늘은 남편 진석(신성록)과는 ‘신뢰’가 깨졌지만 딸 효은(김환희)과의 관계는 너무 좋았다. 김하늘은 “환희가 맑고 깨끗하다. 항상 웃는다. 수아의 삶이 힘들었지만 그 예쁨으로 안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시어머니로 나온 강남 할머니(이영란)가 말투 등 연기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김하늘은 절친 미진(최여진)이 남편과 과거 사귄 관계인줄 모르고 결혼했다. 이에 대해 김하늘은 “친구가 사전에 얘기를 해줬어야 했다. ‘내가 과거에 만났고 사귀었는데, 지금은 아무 관계 없다’거나 ‘사귀었는데, 이런 부분은 문제가 있다’거나 미리 말을 해줘야 한다“면서 “어떤 분은 얘기 안한다고 하더라. 사랑도 중요하지만 20년 넘는 우정도 중요하다.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면 계속 속여나갈 것이고, 잘 될 리가 없다. 친구의 용기가 필요하지만 말해줬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늘은 극 종반 갈등에 빠졌다.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도우는 ‘자신만 생각해라’고 조언했다. 김하늘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로 인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김하늘은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건강하지 않으면 남을 챙길 수 없고 남을 행복하게 할 수도 없다. 다른 사람들이 상처를 안 받게, 그 안에서 해결하는 결론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하늘이 “나 자신만 생각해라”와 “주위 사람들까지 감안해라”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할 때 마음이 가는 대로 하라고 조언해준 게 이상윤이다. 이로써 서도우는 최고의 배려남이 됐다.(이런 건 작업남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배려남이라고 하는 게 맞다)

‘공항 가는 길’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았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에세이를 읽는 듯 했다. 김하늘은 “감독님이 말이 잘 통했다. 저는 연기 위주로 신경을 썼다. 분위기와 앵글은 신경을 못썼다”면서 “어떤 드라마보다 스케줄이 타이트했다. 그런데 1~2부 방송을 보고 왜 그렇게 바빴는지 이해가 됐다. 좋은 그림이 나온 것 같았다. 말레이시아 분량도 10일 넘게, 제주도도 3주 넘게 있어 충분한 시간과 함께 상황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최수아라는 캐릭터에 빙의돼 ‘캐아일체‘(캐릭터와 자신이 하나가 된 것) 경험을 했던 김하늘은 앞으로 공항을 가게 되면 드라마 ‘공항 가는 길’이 생각날 것 같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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