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국민·새누리당 배신”… 김무성 “탄핵안 발의 즉시 착수”

“대선불출마” 선언 기자회견

여권 유력 대선주자였던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친박(親박근혜)계 지도부의 ‘요지부동’ 버티기에 절망해 탈당을 선택한 지 하루만이다. ▶관련기사 3·4·5·6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과 이정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박계 지도부의 총사퇴, 개헌 추진 등이 ‘마지막 꿈’을 버리고 내놓은 계획안이다. 비박(非박근혜)계의 큰형인 자신이 모든 짐을 지고 당 내홍 수습과 국가 개조의 물꼬를 트겠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인생의 마지막 꿈이었던 대선 출마를 접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출범의 일익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새누리당의 직전 당대표로서 국가적 혼란사태에 대해 책임 통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다. 김 전 대표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실패했지만 이것이 위대한 대한민국의 실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든 걸 다 바치겠다”며 “보수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 합리적 보수 재탄생의 밀알이 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김 전 대표는 총 3가지의 과제를 중심으로 하는 정국 수습 로드맵을 내놨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주도 ▷친박 지도의 사퇴 ▷개헌을 통한 권력구조 개편이 골자다. 김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을 배신했고, 새누리당을 배신했고, 헌법을 심대하게 위반했다”며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은 탄핵받아야 한다. 새누리당 내에서 탄핵 발의를 앞장서겠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탄핵안 발의를 위한 의원 서명 수집에 즉시 착수해 조속히 다음 절차를 밟겠다는 계획이다.

김 전 대표는 또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됐던 ‘친박계와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협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지도부가 ‘비대위 구성을 전제로 만나서 이야기해보자’고 해 3대3 모임(중진협의체)이 시작됐지만, 현 지도부를 사퇴를 전제로 해야 하기에 이야기 진전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생명력이 없을 것”이라는 게 김 전 대표의 설명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현 지도부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사실상 친박계와의 추가 협의 또는 거래가 있을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

이슬기ㆍ유은수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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