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CJ·EBS에 문화융성·창조경제 광고 강요 의혹

CGV광고 비용 절반 CJ가 부담
김종이 결재 업계 “불공정계약”
EBS 靑 직접제안 헐값에 방송

정부가 ‘문화융성’과 ‘창조경제’ 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CJ와 EBS에 광고를 강요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당시 정부가 광고한 문화융성과 창조경제 사업은 비선실세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최순실(60ㆍ구속)과 차은택(47ㆍ구속)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계획안에는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제안까지 언급돼 청와대의 직접 개입 의혹까지 제기됐다.

헤럴드경제가 24일 단독 입수한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융성 광고 시행 결재서’ 등에 따르면 문체부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지난 1월 15일까지 CJ E&M 소속 4개 케이블 채널과 전국 58개 CGV 219개 상영관에서 문화융성 광고를 방송했다. 그러나 해당 문건에는 전체 계약 기간 중 절반 이상인 26일치 광고 분에 대해 CJ가 비용을 부담한다고 명시했다. 해당 문건은 김종 당시 문체부 제2차관이 최종 결재했다.

당시 문화융성과 창조경제 사업 홍보를 위한 정부의 추진계획 보고서에는 “BH 홍보수석실의 제안”등이 명시돼 청와대가 광고 강요에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불공정한 계약을 CJ가 떠맡았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해당 광고를 다른 회사에서는 불공정 계약이라며 거절했었다”며 “본 계약보다 서비스가 긴 불공정 계약을 정부가 강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문화융성 사업은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인 차 씨가 주도했다. 차 씨는 현재 기업들에 문화융성 사업 참여를 강요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전 차관도 차 씨와 함께 기업에 후원을 강요한 혐의로 구속 상태다. 광고계 관계자는 “이미경 전 부회장의 퇴진 강요 의혹까지 사실로 드러나는 상황에서 당시 기업 오너가 구속 상태였던 CJ가 문화융성 사업 광고를 거부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CJ는 해당 계약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결정한 내용으로 일부 집행비를 CJ에서 부담한 것은 맞다”면서 “영업상 관행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문체부 역시 “정부와 민간 기업의 협업 차원에서 CJ가 비용 일부를 부담했던 것으로 안다”며 “계약 과정에서 강요나 특혜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를 제외하고 CJ와만 광고 계약을 체결한 점에 대해서는 “다른 매체와 돌아가면서 계약을 진행한다”며 “당시 차례가 CJ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주한 ‘창조경제’ 광고는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 직접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래부의 ‘창조경제 캠페인 영상 제작 및 방송 추진계획’ 문건에 따르면 ‘창조경제 홍보’ 캠페인 사업은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주도로 시작됐다. 문건에도 “BH 홍보수석실의 제안”을 언급하며 EBS와 연계하라는 지시사항이 포함됐다.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김성우 수석은 검찰수사 직전 차 씨와 만난 것으로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미래부 문건에는 90초 길이의 홍보영상 4편을 20회 방송하는 조건으로 미래부가 2200만원을 지급한다고 기록됐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10초 당 30만원이 넘는 표준 광고단가를 보더라도 계약금이 턱없이 모자란다”며 “청와대 지시가 아니었더라면 영상 제작까지 포함된 일방적 계약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BS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드림인’이란 제목으로 4개월에 걸쳐 홍보 영상이 방송됐던 것은 사실”이라며 “미래부의 요청으로 수의 계약해 제작과 방송을 맡은 것은 맞지만, 자세한 계약 내용은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개입에 대해서는 “미래부로부터 요청을 받았을 뿐, 청와대 관련 내용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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