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금융시장 예측③] 强달러의 시대…투자자 유혹하는 달러상품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함께 찾아온 ‘강(强)달러의 시대’에 투자자들의 재테크 셈법 찾기가 분주해지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1180원대로 치솟았던 원달러환율이 최근 1170원대로 떨어진 가운데 내달 이뤄질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상품을 사들여도 될지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현재 안정형 투자상품인 달러 예금과 환매조건부채권(RP)부터 각종 달러표시 상품까지 투자자의 선택지는 다양한 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적어도 연말까지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까지 달러강세가 유효하다고 보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자 매혹하는 달러상품도 다양=국내 투자자가 가장 쉽게 달러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달러 예금이다.

달러 예금은 국내 시중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다. 금리는 1%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5000만원까지는 예금자 보호를 받으면서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환매조건부채권(RP)도 있다. 달러 RP는 증권사가 보유한 달러화 채권을 투자자에게 나눠 팔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사주는 상품이다. 1% 안팎의 수익을 보며 환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별도의 환전 수수료가 요구된다.

안정형 상품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미국달러선물 ETF’와 ‘KOSEF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 ETF’가 대표적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미국 달러선물지수의 일간 변동 폭을 2배로 추종하기 때문에 수익률과 손실률이 일반 ETF보다 높은 편이다.

‘KOSEF미국달러선물인버스 ETF’와 ‘KOSEF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 등으로는 원달러환율의 역방향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달러 주가연계증권(ELS)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달러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는 코스피 지수 등이 가입 시점보다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3~5%가량 수익을 얻도록 설계됐다. 다만, 조기상환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투자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달러표시 상품도 잇달아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신흥국 달러표시 채권에 투자하는 ‘한국투자달러표시우량채권’ 펀드를 내놨다.

1년 내 누적수익률 4.5%를 달성하거나, 1년 후 누적수익률 6.5%에 도달하면 ‘미국 단기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처를 바꾸는 목표전환형 상품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국내 증권사 최초로 캄보디아 현지 은행의 달러 정기예금을 신탁 형태로 파는 상품을 출시했다.

원천징수세와 신탁수수료를 공제하고도 연 4.0%대 초반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어 하루 만에 220억원어치 팔려나갔다.

▶强달러 언제까지 갈까=지난 9월 초 1090원까지 하락했던 원달러환율은 석 달여 만에 90원가량 오른 뒤 최근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1176.2원으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달러 강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이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회의, 내달 8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내년 초 트럼프 취임 등을 달러의 향방을 좌우할 ‘3대 이벤트’로 보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과 미국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ECB가 금융완화 정책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는 달러 강세의 배경이 되고 있다. 다가올 ‘3대 이벤트’는 이 같은 배경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달러가치가 반전될 이벤트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달러 강세의 장기 추세화는 이벤트 발생 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다수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트럼프 당선자의 반이민ㆍ반세계화 정책이 실질임금 상승을 유발해 경제성장률을 높일 거란 기대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당선 후 정책 변경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어 강세가 장기화되진 않겠지만, 내년 1분기까지는 강세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그간 95~100 사이에서 움직였던 달러인덱스(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가치)가 내년 상반기에는 100~105 범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달러화는 내년 중반까지 신흥국 통화는 물론 선진국 통화에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달러가 약세로 가지 못하는 이유는 당분간 모든 자산수익률에서 미국이 우위에 있고 여타 국가들이 통화완화정책을 펼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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