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역대 가장 좁은문, 정시 성공전략은? “지나친 하향지원 금물”

다음달 7일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되면 본격적으로 정시 무대가 열린다. 6년 만의 ‘불수능’으로 불릴 만큼 올해는 모든 영역에서 어렵게 출제돼 상위권 변별력이 확보됐다. 예전만큼 치열한 눈치싸움은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정시는 0.1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만큼 치열한 전략 싸움이 필요하다. 특히 2017학년도 정시모집 인원은 전체(35만248명)의 29.4%인 10만3145명으로, 지난해(11만6162명)보다 1만3071명 줄었다. 역대 가장 적은 숫자다. 총 모집인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32.5%에서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졌다. 역대 가장 좁은문이다. 한층 더 치열해진 경쟁을 뚫을 수 있는 필승 전략이 필요하다.

▶정확한 가채점과 시뮬레이션, 필승의 첫걸음=성공의 출발은 정확한 가채점이다. 12월 7일 성적표를 받기 전까지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과 학과를 잠정 결정하기 위해선 정확한 가채점이 필수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별 환산 점수로 변환한 후 지원 가능한 대학을 찾아 목록을 만들어 두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렇게 1차 작업을 해두면 수능 성적 발표 후 여유있고 치밀하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때문에 정확하게 가채점을 해두고, 대학 환산 점수로 대입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것이 정시 지원 전략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모집 군별로 3~4개 대학을 골라 포트폴리오를 작성한 뒤 수능 성적 발표 이후에는 다시 실제 수능 점수를 기준으로 수정하면 훨씬 수월하다. 정시모집에서는 가, 나, 다군 등 3번의 복수 지원 기회가 있는데 전문가들은 한 번은 적정 수준의 지원을 하고, 한 번은 소신지원, 나머지 한 번은 안정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표준점수 vs 백분위, 내게 유리한 전략은?=수능 총점이 같더라도 대학마다 반영하는 영역별 가중치, 가산점, 활용지표 등에 따라 최종 반영 점수가 달라진다. 수능 100%로 선발하는지, 학생부 반영비율은 얼마인지, 또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은 얼마인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 원점수 대신 표준점수나 백분위 중 하나가 활용되는 정시에서는 어느 지표를 활용하는 게 유리한지도 잘 판단해야 한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전체 수험생 평균 성적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말해주는 점수다. 백분위는 전체 응시자 중 자신보다 낮은 점수를 얻은 수험생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일반적으로 상위권 대학은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중하위권 대학은 백분위를 쓴다.

영역별 반영 비율은 대체로 인문계열은 국어, 영어가 높다. 고려대(안암), 성균관대, 연세대(서울), 중앙대(서울) 등과 같이 국어, 수학, 영어 비율이 높은 반면 탐구 영역 비율이 낮은 대학도 있다. 자연계열은 고려대(안암), 성균관대, 연세대(서울) 등 일부 상위권 대학은 수학ㆍ과탐 영역의 비율이 높으나 대체적으로 수학과 영어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이 많다. 올해 수능에서 필수로 지정된 한국사 영역은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만 제공된다. 각 대학들은 등급별로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반영 비율을 적용하는 방법 등으로 한국사 등급을 활용하고 있다. 인문계열에서는 3등급까지, 자연계열은 4등급까지 만점을 부여하는 대학이 많다. 건국대(서울)는 5등급까지 만점을 부여하는 등 한국사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나친 하향 지원은 피하라”=정시 전략의 변수 중 하나는 내년 수능부터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뀐다는 점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최근 공개한 ‘2018학년도 수능 영어 절대평가 학습 안내 자료’에 따르면, 평가영역별 문항 수나 시험 시간, 출제 범위 등은 기존과 같지만 문항 유형 분류와 EBS 연계 방식에서 약간의 변화가 있다. 종전의 ‘중심 내용 파악’, ‘세부 내용 파악’에 ‘맥락 파악’, ‘논리적 관계 파악’ 등 새 유형이 추가된다. 새로운 제도가 혼란스러운 수험생들로서는 올해 하향지원을 해서라도 재수를 피하겠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지나치게 하향 지원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이 소장은 “내년 영어 절대평가에 부담을 느껴 하향 지원 경향이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올해 하향 지원은 독이 될 수 있다. 올해 수능이 변별력이 좋은 데다 수능 성적이 좋은 수험생들은 수시 합격률도 높기 때문에 굳이 하향 지원으로 몰릴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수능 성적이 나온 뒤 표준점수를 갖고 입시기관 배치표를 잘 살펴 하향보다는 적정 지원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도움말=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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