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대선출마 놓고 집권 사회당 분열…“자폭중”

정권 재창출 실패 위기에 놓인 프랑스의 중도 좌파 집권 사회당의 내홍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과 총리 불화설까지 나와 “자폭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출마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마뉘엘 발스 총리가 경선 후보 출마를 타진했다가 이를 번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발스 총리는 일요신문 ‘르주르날뒤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좌파가 권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없다는 생각을 없애고 싶다. 나는 준비가 됐다”면서 내년 1월 사회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올랑드 대통령에 맞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발스 총리는 최근 올랑드 대통령이 대담집 ‘대통령이 이걸 말하면 안 되는데’에서 사회당 동료들을 비난한 데 대해 이례적으로 “부끄럽고 분노한다”면서 대통령과 각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스테판 르폴 정부 대변인이 “대통령과 총리가 함께 경선에 참가할 수는 없다”며 총리직 사임을 권고하는 등 당내 안팎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자 발스 총리는 곧 출마의사를 번복했다.

AFP통신은 이날 프랑스 총리실 관계자를 인용해 발스 총리가 올랑드 대통령과 함께 한 오찬 자리에서 “프랑스가 테러 위협에 직면한 시기에 대통령과 총리가 당 경선을 두고 정치적으로 대립할 순 없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수장으로서 국가에 대한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며 총리직을 사임할 의사가 없음을 확실히했다.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는 이러한 사회당을 대선준비가 순조롭게 진행 중인 공화당과 비교하며 “비행기 한 대는 벌써 이륙했는데 다른 비행기는 자폭하고 있다”며 “프랑스 우파와 좌파가 이날만큼 멀리 떨어져 있었던 적은 없었다”는 칼럼을 실었다.

올랑드 대통령은 대선 출마 여부를 다음달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10%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 잇단 극단주의 테러 등으로 지지율이 4%에 그치면서 사회당 내에서 올랑드 대통령의 출마에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해 있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인터랙티브’의 조사에서 내년 대선 1차 투표에서 올랑드 대통령과 발스 총리 누가 사회당 후보로 나가든 모두 9%의 지지율에 그치면서 2차결선 투표에 진출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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