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 필요없는 감열지가 뭐길래…

영수증·은행대기표 등 사용

한솔제지 “아트원 흡수합병”

한솔제지가 감열지(感熱紙)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적으로 말하면, 제지산업 중 부가가치가 높고 성장성이 유망하기 때문이다.

감열지란 화학물질을 한쪽 표면에 발라 열을 가하면 색이 나타나는 종이다. 용지 겉면에 감열처리를 해 감열프린터의 열에 의해 처리된 면이 타서 검게 되는 것으로, 잉크토너나 카트리지가 따로 필요치 않는 게 특징이다.

각종 영수증이나 은행 대기표 등이 그것으로, ICT화 추세와도 맞아떨어진다. 햇빛이나 열에 노출되면 변색되는 성질이 있어 두루말이 1개당 검은 비닐에 밀봉돼 유통된다. 

한솔제지가 생산 중인 영수증용 감열지 완제품.

한솔그룹이 한솔아트원제지의 처리 해법을 찾았다.

한솔제지와 동종 회사인 아트원제지를 흡수 합병하기로 한 것이다. 한솔제지는 아트원에 485억원을 투입, 설비교체를 통해 감열지 전문업체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합병은 내년 3월 1일까지다.

한솔그룹은 지난 2008년 11월 이엔페이퍼 인쇄용지부문(신탄진·진주·오산 3개 공장)을 인수한 이래 업황이 악화되면서 그 처리를 고민해왔다. 합병을 통해 한솔제지는 감열지사업을 세계 1위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한솔제지는 인쇄용지·백판지·감열지 등 종합 제지사, 아트원은 인쇄용지 전문업체다.

일단 감열지와 인쇄용지는 생산설비 교체가 쉽다는 특징이 있다. 기본적으로 펄프로 만든 종이 위에 열을 가하면 발색이 되도록 특수코팅(현색제)을 한다. 감열지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펄프와 기타 약품은 거의 비슷하며 현색재의 품질에 따라 일반, 특수용 등으로 나눠지는 구조다. t당 가격도 인쇄용지 보다 2∼3배나 높다.

감열지는 세계시장 규모가 연간 3조3000억원에 이르며, 매년 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성장률은 종류별로 영수증지(POS지) 4%, 라벨지 6.5%, 각종 티켓지 5.5% 등이다.

한솔제지는 합병으로 감열지사업 세계 1위 육성과 인쇄용지 구조조정이란 두가지를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한솔제지는 이미 지난해 충남 장항공장 설비투자를 통해 인쇄용지-감열지 교차생산 체제를 갖췄다. 인쇄용지 공장인 아트원 신탄진공장도 이런 방식으로 설비를 교체, 2019년부터 양산에 들어가게 된다.

이 경우 연산 규모는 한솔제지 18만6000t에 아트원제지 13만3000t을 더해 총 31만9000t이 된다. 현재 세계 1위인 일본의 오지제지와 2위인 독일의 쾰러 사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는 30일 “인쇄용지의 연평균 성장률은 점차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트원과의 합병 및 감열지부문 선행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성장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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