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야성’ 욕망녀 유이, 흙수저과 금수저 변신이 자유자재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 유이가 MBC 월화극 ‘불야성’에서 기존에 연기했던 욕망녀와는 또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그녀가 맡은 욕망 덩어리 흙수저 이세진 역은 전작인 ‘결혼계약’의 강혜수 역과 흙수저라는 점에서는 서로 같지만, 캐릭터의 세부 성격은 다르다.

유이는 생김새가 럭셔리하다. 고급스러운 상류층 파티에 잘 어울린다. 명품 의상을 갖춰입고 경매를 하는 그들 문화에 금세 들어간다. 그런데 돈이 하나도 없는 흙수저다. 돈을 구하기위해 말도 안되는 일도 당당히(?) 자행한다. 반전 캐릭터로 유이가 알맞은 이유다.


‘파리의 연인‘의 여주인공인 캔디의 고전 강태영(김정은 분)은 왠지 불쌍한 캐릭터다. 금수저들에게 잔뜩 위축돼 있고, 금수저들의 속물성과 천박성에 대해 호통칠 용기가 없다. 하지만 김정은 옆에는 박신양과 이동건 같은 이상화된 남자 금수저들이 항시 대기해있는 상태다.

유이는 돈만 없는 걸 제외하면 너무도 당당하다. 밥을 굶어도 불쌍해 보이지가 않는다. “상류층, 너네들 웃기고 있네”다. 상류층에 호통을 치기도 한다. 금수저 세계를 흔들어놓기에 알맞다. 유이는 흙수저지만 옷만 갈아입히면 금세 금수저가 된다.

그래서 유이는 ‘상류사회’에서는 태진 퍼시픽 그룹의 막내딸이지만 가난한 임지연과 신분을 속인 채 오랜 기간 친구로 지내며 백화점 푸드마켓 알바생이라는 흙수저 행세를 했다.

유이는 점점 이런 캐릭터에 특화되고 있다. 부잣집 딸처럼 생긴 외모가 한몫한다. 완전히 흙수저이거나, 금수저 또는 금수저와 연관돼 있는데, 기득권을 누리는 평범한 금수저로는 살지 않는 캐릭터 전문이다.

유이는 부(富)의 꼭대기에 올라서기 위해 권력과 금력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불야성’에서 거대한 야망을 품은 S 파이낸스 대표 서이경(이요원 분)을 연기하는데, 그것 또한 잘 어울린다. 유이는 아예 서늘하고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이요원에 빙의된 도플갱어 모습을 선보이게 된다. 


핫핑크 수트를 입고 서 있는 유이는 진짜 이경 대표이라도 된 듯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의 세진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과거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겨우 생활비를 충당하던 시절의 세진에게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다. 이렇듯 유이는 극과 극 패션 모두 소화해낸다.

유이가 연기하는 세진은 이경의 포스에 매혹되고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넘을 수 없는 금수저의 벽을 뼈저리게 느낀 뒤 이경과 손을 잡았다.

아직은 이경에 비하면 하룻강아지지만 빠른 속도로 이경과 비슷해져가는 세진의 모습에서 라이벌로 대적할 만한 카리스마와 포스가 느껴져 앞으로의 이야기에 기대를 높인다.

‘불야성’ 제작관계자는 “갈수록 강도를 높여 세진을 조련하는 이경과 그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세진, 두 여자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게 된다. 그리고 점점 닯아가는 두 여자 사이에 건우(진구)가 등장하며 더욱 쫄깃한 전개가 펼쳐지게 된다”고 전했다.

유이는 첫 등장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가난한 삶을 탈출하고자 대역 아르바이트부터 24시간 잠자는 시간을 빼고 일을 하던 세진은 우연히, 하지만 운명적으로 서이경을 만나게 됐다. 지금까지 많은 흙수저 여주인공이 보였던 수동적인 캐릭터와는 다르게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며 스스로의 욕망을 개척해나가는 세진의 캐릭터를 마치 진짜 세진에 빙의 된 것 같은 실감나는 욕망 눈빛 연기로 선보이고 있는 유이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걸그룹 애프터스쿨, 그리고 지난 많은 드라마에서 대중들에게 보여준 유이의 캐릭터는 금세 사라지고 이세진에 흠뻑 빠진 그녀에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불야성’의 유이는 벌써 세진이라는 욕망 캐릭터를 시청자들에 한껏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그녀가 계속해서 선보일 욕망의 불씨가 타오르기 시작한 이세진 캐릭터에 많은 이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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