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자는 세계…美, 연간 손실액만 480조원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현대인이 수면부족에 시달린다는 건 잘 알려진 얘기다. 하지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이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끼치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수면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각 나라마다 수 조원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민간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수면이 중요한 이유: 불충분한 수면의 경제적 비용’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노동자들의 수면부족이 미국 경제에 끼치는 비용은 연간 최대 4110억 달러(약 482조10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미국 GDP의 2.28%에 해당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연구소는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영국, 독일, 일본 등 5개 나라 노동자의 수면부족과 경제적 비용을 따졌다. 그 결과 일본이 최대 1380억 달러(161조8740억원)로 뒤를 이었고, 독일(70조3800억원), 영국(58조6500억원), 캐나다(25조1022억원) 순이었다.

랜드연구소는 생산 인구의 수면부족이 높은 사망률과 낮은 생산성으로 이어지면서 미국 회사들이 연간 작업 일수로 120만 일을 손해 본다고 평가했다.

랜드연구소는 세 가지 시나리오로 수면 시간과 경제 효과를 예상했다.

첫 번째는 수면 시간 7시간 미만의 모든 노동자가 권장 수면 시간인 7∼9시간을 잘 때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이 시나리오에서 나온 수치 4110억 달러(미국)가 최대 경제 비용이다.

두 번째는 6시간 미만의 수면자가 6∼7시간으로 수면 시간을 1시간 늘릴 때, 세번째는 6시간 미만 수면자 층은 그대로 두고 6∼7시간 수면자가 7∼9시간으로 늘릴 때다.

이 중 경제비용이 가장 적게 산출된 시나리오는 두 번째다. 이 경우 미국의 경제비용은 2860억 달러로 최대 예상치보다 많이 줄었다. 일본도 879억 달러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현재 노동자의 수면 시간을 반영한 결과로서 미국에서 6시간 미만 수면 노동자는 전체의 18%, 6∼7시간 수면자는 27%에 달한다. 나머지 4개 나라 중 6시간 미만 대 수면자의 비율이 가장 적은 나라는 캐나다(6%), 가장 많은 나라는 영국ㆍ일본(16%)이었다.

결국, 세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대입한 나라별 수면 시간 대비 경제비용은 2800억∼4110억 달러(미국), 880억∼1380억 달러(일본), 393억∼600억 달러(독일)등으로 나온다.

랜드연구소는 또 노동자의 수면 시간 부족에 따른 경제비용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보고서의 선임 저자인 랜드연구소 유럽의 마르코 하프너는 “노동자의 수면습관이 노동자의 건강과 나라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고 결론 내렸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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