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R&D서 꺼낸 ‘미래 먹거리’…내년엔 맛 본다

CCP
대형 융합 플랜트 기술 개발 목표
수출16조·수입대체 6조 효과 기대

UGS
지하매설물 모니터링, 사고방지 연구
2017년까지 핵심기술 개발·상용화

SFS
스마트팜 제어시스템 개발 목표
2020년 세계시장 34조 규모 성장

CiM
줄기세포 통해 치료제 개발 연구
난치성 癌치료 획기적 개선 기대

FEP
초청정·고효율 에너지 생산 연구
폐자원 활용 CO₂ 고부가화등 박차

미래 성장동력이 될 과학기술 개발을 위해 꾸려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단이 출범 4년차를 맞는 2017년 가시적인 성과로 과학기술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과학기술은 정부 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세계 수준의 다양한 성과를 창출해 왔다. 그럼에도 출연연의 연구 성과가 곧 국민의 생활과 경제, 사회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연구에만 그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한정된 연구개발(R&D) 재원 속에서 각 연구기관간 중복ㆍ유사연구로 인한 각종 폐단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같은 연구개발의 폐단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제한된 재원으로 연구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2014년 융합연구단이 출범했다.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융합연구단은 다양한 연구 기관의 연구원들이 모인 드림팀으로 구성돼 있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모델이 없다보니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고 연구자들도 적응에 어려운 측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자리를 잡아가고 내년부터는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출연연 융합연구단 중 하나인 SFS 융합연구단 연구진들이 온실 내 작물의 생육상태와 재배환경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KIST]

▶과학기술 연구 드림팀 ‘융합연구단’=융합연구단은 출연연간 칸막이를 해소하고, 대형 연구성과 창출을 위해 30∼40명의 연구자가 결집해 연구에 집중하고, 종료 후에는 소속기관으로 복귀하는 일몰형 연구조직으로, 연간 최대 100억원의 연구비를 최소 3년에서 최대 6년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융합연구단은 미래선도형(6년(3 3년))과 실용화형(3년)으로 구분되며, 미래선도형은 국가ㆍ사회현안 해결을 실용화형은 산업계 기술현안 해결을 목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2014년 통합연구회가 출범하면서 전격적으로 추진한 융합연구단은 출연연간 벽을 허무는 상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국가 또는 산업계가 해결을 원하는 현안을 발굴해 이를 출연연이 해결함으로써 국민 삶의 질 개선과 신성장 동력 창출 기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11개의 사업이 선정됐으며 2017년까지 모두 15개 안팎의 사업이 선정돼 저성장 시대의 차세대 성장동력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CCPㆍUGS 등 2014년 연구과제 성과 가시화=현재 진행되고 있는 11개 융합연구단 과제 중 2014년 가장 먼저 선정된 미래주선형 과제 CCP(Convergent Chemical Process)와 실용화형 과제 UGS(UnderGround Safety)가 내년에 주목할만한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화학연구원(KRICT) 주관의 CCP 융합연구단은 석유화학 공정설계와 공통 기반기술을 비롯해 석유화학 기초원료 생산기술, 중질유 성능 향상 기술을 바탕으로 대형 융합 플랜트 핵심기술을 개발해 에너지 자원 생산을 효율화하고 국내 정유ㆍ석유화학산업의 경제적ㆍ친환경적 발전을 선도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석유ㆍ석탄ㆍ가스화학 산업기술의 융합으로 경질올레핀을 경제적으로 생산하는 기술 개발하고 있으며 석유화학ㆍ철강 산업기술의 융합으로 저활용 중질유를 고부가가치의 합성원유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하고 있다.

연구단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게 되면 약 16조원(기술료 8000억원)의 플랜트 수출과 기술국산화에 따른 6조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주관의 UGS 융합연구단도 내년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싱크홀과 같은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 UGS 융합연구단은 땅 속 공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사고의 근본 원인을 파악해 대응할 수 있는 전문기술의 융합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단은 도심 지하철 주변의 지하매설물에 대해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상시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다각도로 분석ㆍ예측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을 연구목표로 세웠다. 세부적으론 지질환경과 지하수 분포ㆍ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도시철도구조물과 주변 지반, 주변 상하수도 관로의 상태 등 도심 지하 환경의 구조와 변화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2017년까지 핵심기술을 개발한 뒤 융합연구사업 실용화를 위해 참여하는 7개 기업, 8대 대학, 한국시설안전공단과 함께 기술이전과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SFSㆍCiMㆍFEP도 주목=2015년 KIST가 주관해 출범한 SFS(Smart Farm Solution) 융합연구단은 농가의 생산성과 농작물의 품질 향상을 위해 다양한 환경에 적용 가능한 스마트팜 제어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해 각종 센서와 PC, 스마트폰 등으로 농작물의 생육환경을 제어하는 ‘첨단 농장’이다.

연구단은 3년 내 스마트팜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연구개발 중인 기술을 기업에 소개하고 사업 중반 단계부터 관심있는 기업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내년부터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팜 설비 시장은 2015년 기준 22조원에 달한다. 2020년에는 3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을 주관으로 줄기세포 유래 맞춤형 융복합 NK세포치료제 개발에 나선 CiM(Customized i-Medicine) 융합연구단은 줄기세포를 통해 치료제를 개발해 난치성 질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제공하고 신약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세포치료제 개발 및 임상 연구를 통해 상용화가 가능한 치료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여러 난치성 질환 발생이 심화되는데 특히 암도 고형화가 되면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2030년엔 현재의 암 사망률이 3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돼 이에 따른 새로운 암 치료 기술의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CiM는 고령화에 따른 암 발생 및 사망률 증가에 따른 사회적 관심이 되는 난치성 암 치료를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KIER을 주관기관으로 초청정ㆍ고효율 연료다변화형 미래에너지 생산기술개발을 위해 출범한 FEP(Future Energy Plant) 융합연구단은 지구 온난화를 해결을 위해 발전효율 개선과 이산화탄소 문제해결이라는 2개 관점에서 총 5개의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5개 개발과제는 ▷고효율 순산소 순환유동층 보일러 발전기술 개발 ▷초임계 이상급 발전시스템 적용 효율향상 소재개발 ▷순산소 유동층 시스템 고효율 대기오염 저감기술 개발 ▷발전소 물사용량 저감을 위한 간접 건식 물회수 기술 개발 ▷폐자원 활용 CO₂ 고부가화 TMR 통합시스템개발이다.

이상천 이사장은 “글로벌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기술 융합연구가 해결책이 될수 있다”며 “내년을 본격적인 융합연구 성과 창출의 해로 만들고, 향후 전문연구집단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박세환 기자/gr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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