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가 재산세도 덜 낸다

Newport Beach, California
가주의 전형적인 해안 부촌인 뉴포트 비치

미국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부자 동네가 재산세마저 덜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포털 트룰리아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가주 해안가를 따라 형성된 부촌의 재산세가 타 지역에 비해 오히려 더 싼 것(중간가 당 %기준)으로 집계됐다. 부촌의 재산세가 더 싼 것은 ‘프로포지션 13′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주는 프로포지션 13에 따라 집을 오래전에 구입해 계속 거주할 수록 집을 새로 사 입주하는 것 보다 더 낮은 재산세를 내게 된다. 재산세를 올리려면 집이 거래된 기록(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가격이 올랐을 경우)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촌은 상대적으로 인구 유입/ 유출이 적고, ‘멜로루즈’의 원인이 되는 학교와 쇼핑몰 그리고 공원 등 추가 개발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 말리부, 라구나 비치, 샌 클레멘테, 뉴포트 비치등 해안가를 따라 형성된 전형적인 가주 부촌의 경우 인구 유/출 비율이 기타 지역에 비해 1/3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저소득 층 거주 지역은 인프라 보강과 잦은 인구 이동 및 개발에 따라 재산세 변동이 심하다.

트룰리아의 조사 결과 오렌지 카운티 해안의 부촌 지역은 인접 58개 카운티 중 재산세 비율이 전체 12위에 불과하며 LA는 이보다 더욱 낮은 20위다. 가주 전체로 보면 재산세가 가장 낮은 10개지역 중 5개인 팰로앨로, 밀브레, 로스알토스, 벌링게임 그리고 서니베일이 IT 산업의 메카인 실리콘 밸리에 몰려 있고 남가주에서는 재산세가 가장 낮은 10개 도시 중 4곳이 말리부, 맨해튼 비치, 라구나 비치 그리고 베버리 힐스다.

하지만 인구 유/ 출이 많고 집값도 저렴한 리버사이드 카운티의 경우 가주에서 2번째로 재산세가 높다. 리버사이드 카운티와 사정이 비슷한 샌버나디노 또한 재산세 순위 상위 15위다. 뷰몬트,인디오, 무리에타, 팜 데저트, 그리고 캐세더랄 시티 등 5개 도시가 가주에서 재산세 비율이 가장 높은 10개 도시 중 5개를 차지한 것만 봐도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에 비해 재산세 부담이 높다는것을 알 수 있다. 쉬운 예로 가주에서 재산세(실제 가치 대비 납부액 대비 기준)가 가장 높은 뷰몬트는 기본 세율이 1.37%에서 시작하지만 가주 최고의 부촌 중 하나인 북가주 팰로앨토(주택 중간가 220만달러)는 시작 세율이 단 0.42%로 가주 최저치다.

그렇다면 기본 1%에서 시작해 지역별 부가세가 붙는 현행 시스템에서 팔로앨토와 같이 0.42%가 되는 케이스는 왜 나오는 것일까?

A씨가 한 주택을 10만달러에 구입했다고 하자. 이 경우 구매가의 1%인 1000달러가 재산세 시작점이 된다. 그런데 이듬해 부동산 붐으로 주택 가격은 11만달러가 됐다. 하지만 재산세는 프로포지션 13에 따라 2% 이상을 올릴 수 없어 1020달러에 그치게 된다. 이 경우 주택 실제 가치의 0.9%만을 내게 되는 셈이다. 만일 이런 과정이 오래 반복되면 올라간 주택가치에 비해 훨씬 낮은 재산세만 내도 된다.

부동산 경제학자들은 “만일 모든 주택 소유주가 주택의 실제가치의 1%를 재산세로 내게 된다면 주정부에는 125억달러의 추가 세수가 생기게 된다”며 “형평성 재고를 위해 프로포지션 13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룰리아의 이번 조사 결과 프로포지션 13의 영향으로 가주 주택 소유주 중 71%는 1%(실제 가치 기준)이하의 재산세를 내고 있으며 또 40%는 단 0.5%도 납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한승 기자

●프로포지션 13이란?

지난 1970년대 중반, 가주에서 일어난 조세저항운동에 따른 결과물이다. 당시 가주의 평균 재산세는 2.67% 이상으로 치솟았고 수입이 없는 은퇴 인구 일부는 재산세를 낼 수 없어 집을 파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에 시민운동가인 하워드 자비스와 폴 갠이 중심이 돼 재산세 수정을 위한 주민발의안(프로포지션 13)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프로포지션 13은 지난 1975년도 부동산가치를 기준으로 가주 물가지수를 반영, 매년 조정 가능한 재산세(상향조절 금액)를 2% 이내로 묶는다. 만일 주택의 소유주가 바뀌거나 주택 리노베이션에 따른 가치 변화 혹은 해당 주택의 가격이 1975년도 당시의 가치보다 하락한 경우(프로포지션-13에 따라 산정된 부동산 가치보다 해당년도 1월1일의 가치가 낮은 경우)에는 그에 따라 재산세가 일부 조정된다.

▲멜로루즈 (Mello Roos)

재산세 인상폭 제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1982년 통과된 법이다. 지역 정부가 하수도, 도로, 학교, 공원등의 공공기관 설립 및 수리를 위해 예산이 필요한 경우 이에 채권을 발행해 충당한 후 이를 그 지역에 거주하는 주택 소유주들에게 납부(이자 원금)을 갚아나가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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