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저출산과 유치원 전쟁

지난 달 ‘유치원 입학 전쟁 사라진다’는 기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올해부터 유치원 접수와 추첨을 온라인으로 하는 ‘처음학교로’ 시스템이 시작돼, 추첨 전쟁(?)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부모와 일가 친척까지 동원해 많게는 5곳 이상 현장 추첨에 참여할 생각에 까마득하던 차였다.

하지만 한달 가량 지난 지금 유치원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는 기대감은 사라졌다. ‘처음학교로’에는 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 일부만 참여했기때문이다. 경쟁률이 상당히 높은 공립유치원 3곳만 접수하는 학부모는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공립유치원의 경우, 차량 운행이 되지 않아 집 가까이에 있지 않다면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선호대상이 아니다. 결국 예전처럼 사립유치원에 직접 찾아가 원서 접수 후 추첨에 참여해야 하며, 추첨에서 탈락하면 대기자 순번에 마음을 졸여야 한다. 공립유치원만 ‘처음학교로’ 시스템으로 추첨이 편해진 정도다.

한국은 저출산이 심각하다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들어가기는 참 힘들다. 어린이집의 경우 출산률을 높이려고 다자녀 가정에만 높은 배점을 주고, 전업주부가 ‘취업준비중’으로 신고하면 맞벌이로 인정이 된다.

그러니 아이 한명인 진짜(?) 맞벌이 부부는 사실상 가장 후순위로 밀린다. 아이는 많을수록 가점이 높아지지만, 일을 하지 않아도 맞벌이로 인정받기는 무척 쉽다. 야근이 일상적인 한국의 근무환경도 워킹맘이 전업주부가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아침 출근길에 눈길을 끄는 기사를 접했다. 일본 식품기업 아지노모토가 내년 4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한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자동차, 은행에 이어 중공업, 소매, 식품까지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노동력 감소때문이라고 한다.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육아와 간병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올 9월 출생아수는 3만4300명으로, 지난해 9월 보다 5.8%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9월 기준 최저치다. 올 1~9월 누적 출생아수는 31만74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낮은 수치다. 이 역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저출산 문제는 무조건 아이를 낳으라고만 해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 아이를 쉽게 보낼 수 있고, 잘 돌봐주는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야 일본 같은 노동력 감소 문제도 자연히 해소된다. 일본 정부는 주 1일 이상 재택근무하는 사람의 비율을 현재 전체 근로자의 2.7%에서 1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유럽 등 선진국은 재택근무 비율이 10~20%나 된다고 한다. 선진국과 일본을 반면교사 삼아 보다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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