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칼럼]2017년 귀농·귀촌, 갈등과 상생 사이

“여유로운 인생2막을 살고자 시골을 선택한 분들이라 욕심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이런 저런 모임을 만들어 서로 회장하겠다고 난리입니다. 귀농·귀촌인들 끼리도 서로 패가 나뉘어 갈등을 빚다보니 지역민들의 시선 또한 곱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경북 M시의 귀농·귀촌 담당 공무원이 꼬집은 귀농·귀촌인들의 일그러진 단면이다.

“요즘은 꽤 오래전에 농촌으로 들어온 이들조차도 ‘나도 귀농인’이라며 귀농·귀촌협의회(연합회)의 회원으로 가입합니다. 이미 농촌에 안착한 선배들이 관련 단체 회장 등 임원직을 거의 독식하고 쥐락펴락 하다 보니 정작 새내기 귀농·귀촌인들은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강원 H군의 귀농·귀촌 담당자가 지적한 귀농·귀촌단체의 문제점이다.

귀농·귀촌은 시대적 트렌드다. 2015년 48만6638명이 귀농·귀촌한데 이어 2016년에는 아마도 50만 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도시를 내려놓고 시골로 들어왔다고 해서 ‘영원한’ 귀농·귀촌인일 수는 없다.

귀농·귀촌 관련 법령과 지침, 조례 등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지원책은 농촌 전입일로부터 만 5년까지의 귀농·귀촌인(특히 귀농인)을 대상으로 한다. 그 이유는 농촌 이주 후 만 5년이 되었으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착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귀농·귀촌인 딱지(?)를 떼고 ‘영광스러운 졸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기존 지역민과 구별 없이 농민이요, 농촌사람인 것이다. 만 5년을 넘어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나는 귀농·귀촌인’이라고 한다면, 되레 기존 지역민과의 융화 등 지역통합 및 발전에 있어 걸림돌이 된다. 귀농·귀촌인들이 호소하는 ‘지역민의 텃세 문제’도, 지역민들이 제기하는 ‘역차별 논란’도 해소하기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먼저 귀농·귀촌인들의 모임체인 귀농·귀촌협의회(연합회)의 조직 구성 및 운영, 역할 등에 대한 반성과 개선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일부 선도적인 단체를 제외한 상당수 귀농·귀촌단체는 ‘끼리끼리’의 기득권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렇다보니 소위 이권을 챙기거나 대접받는 자리로 변질되어 회장 등 임원직 감투를 놓고 패가 갈려 다툼을 빚는 게 예사다.

이래선 안 된다. 귀농·귀촌협의회(연합회)는 전입일로부터 만 5년 이내 귀농·귀촌인들이 중추세력이 되어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각종 사업 또한 이들이 중점 수혜 대상이어야 한다. 회장 등 임원직은 가급적 1년 단임을 원칙으로 만 4~5년차 귀농·귀촌인들이 돌아가며 맡는 게 바람직하다.

물론 만 5년 넘은 고참 선배들의 역할과 활동도 꼭 필요하다. 다만 이들은 고문 등 2선으로 한 발짝 물러나 후배 귀농·귀촌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이끌어주는 멘토 역할이 바람직하다. 정부나 지자체는 귀농·귀촌단체 관련 지원 사업 및 프로그램의 경우 이런 방향으로 유도하는 게 맞다고 본다.

2017년은 5년 단위의 ‘귀농귀촌 지원 종합대책’이 본격 추진되는 첫 해다. ‘갈등’이 아닌 ‘상생’이 정유년 귀농·귀촌의 화두로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그 첫걸음은 귀농·귀촌단체의 거듭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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