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리, 놀라운 ‘장타 DNA’…“박성현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프로골퍼 부모 둔 스무살 신예
장신서 뿜는 260야드 장타 압권
후원계약 가뭄 불구 넵스와 계약
“올해 정규투어 1승 목표” 포부

프로골퍼 부모를 둔 전우리(20ㆍ넵스)가 올해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1부투어를 뛴다. 프로골퍼 부부의 자녀가 1부투어에 진출한 것은 한국골프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 2부투어 24위에, 시드전 24위로 1부 시드권을 딴 전우리는 신장 176cm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260야드의 장타가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동하게 될 박성현을 연상시킨다. ‘신장과 비거리는 아버지를 닮았고, 근성과 집중력은 어머니를 닮았다’고 자평한다. 


아버지 전규정(55) 씨는 1988년 프로에 데뷔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2부투어에서 1승(2001년 KTF 8차 대회)을 올렸다. 어머니 노유림(58) 씨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니어투어에서 2승(2004년 이동수골프시니어여자오픈 2차전, 2005년 이동수골프 1차전)을 올렸다. 두 사람은 강남 대치동 이글스포렉스에서 함께 운동하며 사귀고, 결혼한 뒤 이듬해 외동딸을 낳았다.

어렸을 때 부모는 골프를 강요하지 않았고 경기장에 딸을 데려간 적도 없다. 하고싶은 대로 운동을 시켰다. 하지만 유치원부터 검도를 7년간 가르쳐 손목 힘을 기른 점은 장래에 골프선수로 키우기 위한 부모의 긴 복선이었을 수 있다.

“어렸을 때 골프는 너무 따분해보여서 안 하려고 했거든요.” 초등학교 때는 부친에게 물려받은 큰 키로 높이뛰기와 계주 등 육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초등 5학년 때는 문화(체육)부에서 주최하는 전국대회에서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초등학교 6학년 겨울 방학 때부터다. 처음엔 어머니가 나섰다. 필리핀 마닐라 인근 이글릿지로 겨울 전지훈련을 데려가면서 2세 골프 교육을 시작했다.

“부모님이 프로시니까 어떤 점이 문제고, 뭘 고쳐야 할지 잘 아시죠. 처음엔 제 구질이 아빠처럼 페이드였어요. 하지만 자꾸 당기는 풀 샷이 났어요. 나중엔 엄마 따라서 드로우 구질로 바꿨어요. 아빠는 선수 시절에 팔을 다쳐 비거리가 나지 못하셨대요. 그래서 제게는 항상 세게 치는 연습을 시키셨어요. 이젠 헤드스피드 98~100마일 정도 나요. 연습장에서도 항상 어느 지점을 정하고 거기를 넘기는 연습을 주로 했으니까요.”

고교 1학년 겨울 전지훈련을 박성현과 함께 떠나면서 롤 모델이 생겼다. “성현 언니가 티샷을 하면 저보다 항상 15야드 이상 멀리 나갔어요. 골프를 하는 스타일, 그리고 후배를 대하는 태도가 좋았어요. 그리고 저도 그렇게 되고 싶었죠.” 비거리 260야드는 부모보다는 박성현에게 영향받았을 수 있겠다.

LPGA 무대에서도 부르기 좋으라고 ‘우리’로 개명한 전 프로는 2부 투어 우승 경험이 없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올해 루키 중에서 드물게 후원 계약(넵스, 의류는 코오롱 왁)을 이뤄내 기분좋게 1부 우승이라는 원대한 꿈을 안고 겨울 전지훈련을 떠나게 됐다.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아버지와 함께 한달간 숏게임을 집중 연습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아버지가 코치 겸 캐디도 맡았다. “4월부터 제주도 대회부터 출전하는 데 올해 1승이 목표예요.” 정규투어 우승은 부모 역시 간절히 바랬던 선수시절의 꿈이었다.

남화영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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