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범여권 젊은 지도자들도 대선전에 과감히 나서라

정치권의 대선 열기가 한층 더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대선 경선 룰 준비에 곧바로 착수하겠다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언급이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추 대표는 아예 설 연휴 전까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겠다는 세부 일정까지 제시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이번 주중 귀국할 예정이라 범 여권의 행보도 더욱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이런 정치권 움직임을 두고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와야 대선 시기가 확정되는 데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런 얘기가 나올만 하다. 하지만 조기 대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정치권 대선채비를 탓할 수만도 없는 일이다.

다만 너무 급박하게 대선을 치르다 잠재 후보들의 역량을 충분히 검증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나 반 전 유엔사무총장처럼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일부 후보군들 중심으로 대선전이 흘러가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기 대선이 불가피하더라도 그로 인해 더 많은 후보들이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기회를 갖지 못하는 건 정치권과 국민 모두에 불행한 일이다. 당장 지지율이 따라가지 못해도 얼마든지 새시대에 부합하는 지도자가 나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선 캠프를 꾸리고, 공개적으로 출마 의지를 밝힌 것은 환영할 만하다. 안 지사는 9일 청와대와 대법원의 세종시 이관 등의 공약을 발표했고, 이르면 다음 주중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선 예비후보 경쟁은 본격 점화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임을 서로 주장한다지만 그렇게 돼서도 안되고, 될 수도 없다. 누구누구의 계승자가 아니라 오직 미래 비전과 국가 발전에 누가 더 적임자인지를 놓고 서로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에 비해 범보수진영 예비 주자들의 움직임은 너무 미온적인 느낌이다. 특히 원희룡 제주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등 상대적으로 젊은 지도자군에 속하는 인사들의 적극적인 의지가 아쉽다. 북미와 유럽 등을 비롯해 40대의 정치 지도자의 부상은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40대에 대선을 통과했다. 그들에 견주어 손색없는 열정과 경륜을 가진 우리 젊은 지도자들이 나서지 못할 이유는 없다. 더욱이 이는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다. 기득권을 던지고 서로 당당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또다른 희망을 건져낼 수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