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개막]다보스에 드리운 반(反) 트럼프 기조

-‘부자들의 놀이터’ 비판 의식해 환경, 빈곤, 교육, 노동 등 사회적 이슈에 세션 할당 늘려 
-“시진핑 中 국가주석, 자유무역과 기후변화협약의 이행을 이끌겠다는 메시지 내놓을 것”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17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란 주제로 제47차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 연차총회가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정치ㆍ경제 인사들은 ‘트럼프 시대’의 리더십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오는 20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 공식 출범과 더불어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협상 본격화,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 선거 등이 맞물려 있어 리더십 검증의 격랑 속에 빠져들 공산이 크다.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 각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를 비롯,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마윈 알리바바 회장 등 재계 최고경영자, 비정부기구 대표, 석학 등 총 3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올해 포럼은 ‘부자들의 놀이터’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환경, 빈곤, 교육, 노동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을 높인 점이 눈에 띈다. 전체 400 여개의 세션 중 트럼프 당선인이 냉소해온 기후변화 문제에만 15개가 할당됐다. 또 중국 정상으로는 다보스포럼에 처음 참석하는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은 자유무역과 기후변화협약의 이행을 이끌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외신들은 관측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다보스포럼에 반(反) 트럼프 기조가 짙게 드리운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과 앙겔라메르켈 독일 총리간 리더십 격돌은 본격화하고 있다.

16일 영국 유력 일간 가디언은 1면 머릿기사로 메르켈 총리와 트럼프 당선인의 얼굴 사진을 나란히 게재하고 양측간 공방을 다뤘다. 신문은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짧지만 저항적인 답변으로 응수했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유럽인들은 우리 자신의 손에 운명이 놓여 있다”면서 “유럽연합(EU)는 그 경제력과 효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테러리즘과 디지털화, 그밖의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은 영국 일간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메르켈의 난민포용정책은 “재앙과 같은 엄청난 실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등을 외쳐온 트럼프 당선인과 자유민주주의의 보루이자 섬김과 화합ㆍ포용의 리더십을 표방해온 메르켈 총리의 갈등구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주목된다.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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