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탈출 컬투쇼’의 1위 비결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가 10년을 넘겼다.

2006년 5월 1일 방송을 시작했으니, 10년 8개월여가 됐다. 정찬우가 30대에 시작해 이제 50세가 됐다.

이 라디오 프로그램은 항상 청취율 1위다. 2007년에는 FM 전체 청취율 1위, 2008년에는 라디오 전체 청취율 1위를 각각 달성했다. 정찬우에게 10년을 넘긴 소감을 물으니 “사실 좀 지겹다”고 말했다. 이것만 봐도 컬투쇼의 차별성이 드러난다.

‘두시탈출 컬투쇼’는 방청객이 있는 독특한 스타일의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스튜디오 바닥에 10명의 방청객을 앉혀놓고 시작해 지금은 80명으로 늘어났다. 이 프로그램은 꾸밈 없이 있는 그대로 말을 한다는 차별성을 강조하지만, 이것만으로도 형식파괴가 된 셈이다.

정찬우와 김태균, 두 DJ의 화려한 입담과 탁월한 방송감각을 발판으로 라디오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었다. 또한 청취자의 각종 사연을 맛깔나게 소개한 레전드 사연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컬투쇼가 오랫동안 1위를 놓치지 않는 비결이 무엇일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나는 가식이 싫다. 버라이어티 예능에서는 안 아플 것 같은데 아프다고 하고, 귀신집에 들어가면 별로 안무서운데 무섭다고 한다. 나는 감정의 거짓말은 안한다. 그래서 버라이어티를못한다. 직선적, 독선적이라는 말을 들을 때도 있다. ‘여자 친구와 헤어졌어요’라고 하면 위로하기 보다는 다른 여자 만나세요라고 하고, ‘대학에 떨어져 고민’이라고 하면 재수해 라고 한다. 처음에는 진행을 왜 이렇게 하지 라고 했다. 예전에는 이렇게 하면 욕먹었지만 이제 웃음 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 이런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문화가 생겼다. 대한민국 연예인은 스님처럼 살아야 하고, 그런 게 주목받는다. 저는 연예인이라 생각하지 않고 살고 있다.”(정찬우)

“찬우 형이 나보다 더 거친 면이 있다. 나는 살아온 성향은 조금 다르지만 추구하는 것은 형과 같다. 23살에 군대 제대후 바로 개그맨이 돼 무대에만 올라 사회생활을 못해봤다. 놀고 사람 만나는 인간관계에 익숙하지 못하다. 10년간 라디오를 하면서 개인적 경험도 많아졌다.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희노애락도 겪고 이야기가 조금 풍부해졌다. 준비한 멘트가 아니라, 어제 아들과의 이야기 등 좀 소소하다. 다른 방송과는 조금 다른 멘트가 나온다. 또 다른 가족과 얘기 하는 것 같다.”(김태균)

정찬우는 엄청 기쁠 때도 있지만 매일 나와서 방송하는 일상은 지겹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1등을 하고 있어 지금은 그만 둘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감정 교감의 디테일이 많다. 이제 방전된 것 같다. 지쳐있는데, 태균이가 지쳐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나이 들어가는 형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봐 해서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정찬우는 “나는 예능도 잘 안보고, 내가 나온 프로그램도 안본다”면서 “한 PD가 형(정찬우)은 양세형보다 안웃기지 라고 했는데, 화나지만 사실인 것 같았다. 세형이는 젊고 재기발랄하다. 하지만 나에게 안되는 것은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라디오를 등한시하지 말라고 해주고 싶다. 말 솜씨도 늘고, 감도 늘었다”고 했다.

나도 슬슬 이들의 토크에 빠져들고 있었다.

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