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타고 오는 계란도 괜찮을까

-항공운송비 비싸자 선박운송 대안 거론
-다만 미국산 계란 배타면 20일 소요예정
-위생상태 우려 등 현실적 걸림돌 적잖아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계란 부족 사태에 투입된 수입산 계란이 비행기 대신 배를 타고 들어올 가능성이 제기됐다. 소매업체 입장에선 현재 수입산 계란의 높은 항공운송비를 감당하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비행기 대신 배를 타고 오는 계란이 식탁에 오를 예정이다. 계란 유통업계 관계자는 2일 “항공으로 들어오는 수입산 계란은 운송비가 부담스러워 조만간 배로 들여올 수입산 계란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일부 유통업계에선 “배로 들여오면 미국산의 경우 총 20일 정도 걸린다”며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에선 생산자들이 산란 이후 저장하지 않고 바로 계란을 유통망에 출하시키기 때문에 배로 수입하더라도 유통기한 문제는 크게 어렵지 않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 역시 “배로 들여오게 되더라도 항공운송과 같이 50%의 운송료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배 타고 오는 계란이 식탁 위에 오를 예정이다. 계란 수입업체들이 비싼 운송비가 드는 항공운송 대신 선박운송으로 대체하는 움직임에 나섰기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미국산 계란.

선적 운송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운송비’다. 정부는 지난달 25일 전까지 통관이 완료된 수입산 계란에 한해서만 항공운송비 일부를 지원한 바 있다. 이후에도 계란값 안정화가 더뎌지자 2월말까지 지원기간을 늘렸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계란수입업체 관계자는 “미국에서 계란 운송을 위해 비행기를 띄우면 한번에 2억6000만원 가량이 든다”며 “비행기의 높은 운송비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중단되면, 그 이후엔 수입산 계란 소비자가에 (비싼 항공운송비가) 그대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한 소매업체는 “적정단가를 맞추기 위해선 운송비에서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선적운송이 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선적운송 과정에서 위생상태가 담보될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상대적으로 오랜 운송시간이 걸리면서 신선한 계란 상태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계란 유통업체 관계자는 “배로 들여오더라도 냉장상태가 잘 유지돼야 하는데 과연 잘될지 의문”이라며 “굳이 먼 미국이 아니더라도 태국, 대만 등 가까운 곳에서 들여오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AI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계란 대체 상품이 등장하거나 수요를 조절하는 등 어느정도 시장에서의 균형상태가 맞춰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계란 공급 물량이 크게 부족하지 않고, 가격경쟁력 면에서 수입산 계란이 유리하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조건을 소비자와 유통업계가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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