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발상 전환해야 일자리가 나온다

어딜 가나 일자리 이야기 뿐이다.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니 그럴만도 하다. 그나마 비정규직 인턴이라도 감지덕지해야 할 처지다. 오죽하면 ‘호모 인턴스’라는 말이 다 생겼을까.

실제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8%로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피부로 느끼는 실업률은 그 두배, 세배다.

문제는 이런 취업절벽이 해소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탄핵정국으로 대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각 진영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 역시 그 핵심은 일자리다. 한데 하나같이 실현 가능성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인다.

압도적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만 하더라도 그렇다. 문 전 대표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81만개 더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우리의 경우 전체 고용에서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6%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1.3%) 보다 훨씬 낮다. 그러니 이걸 3%포인트 정도 끌어올려 절반 수준으로 가는 건 그리 어려울 게 없다는 논리다. 경제활동 인구를 2700만명 의 3%가 81만명이다.

얼핏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게 가능할 거라고 믿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왜 그런지를 이미 숱하게 지적됐으니 굳이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다름아닌 문 전 대표 캠프 수장인 송영길 의원조차 “예산을 쓰는 일자리는 누가 못 만드냐”고 문제 제기를 했을 정도다. 근본적인 일자리 만들기 정책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일자리는 수명도 길지 못하다. 유력 대선 주자 공약 깊이의 가벼움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은 딱 하나 밖에 없다.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든다. 획기적 규제 개혁으로 기업이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돼야 비로소 일자리가 생긴다.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우리는 전혀 상식적이지 못하다. 그 예를 들자면 한도 없다. 가령 우리 의료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민간 투자를 유치해 외국 환자를 끌어들이면 이중 삼중의 경제적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창출되는 일자리는 차라리 덤이다. 한데 현행법상 의료영리법인을 막혀 세울 방법이 없다.

최고급 호텔은 학교가 근처에 있다고 안되고, 환경 때문에 설악산 케이블카도 안되며, 농민 보호를 이유로 기업형 농업법인도 안되고, …. 이런 저런 이유로 온통 안되는 것 투성이다. 고쳐보려 해도 관련 법은 몇 년째 국회에서 낮잠이다. 이런 규제 홍수 속에서 일자리와 미래 성장 동력이 찾아질 턱이 없다.

대통령의 역할은 일자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그 토양을 제공하는 것이다. 정치적 이해에 얽매이지 않고 국익을 먼저 생각한다면 해법 찾기는 그리 어려울 것이 없다. 현실을 직시하고 발상을 바꾸라는 얘기다. 그게 대권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길이다. 국민들은 그런 대통령을 원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우리나라 경제 정책을 주도했고, 대통령 경제수석을 지낸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하도 답답해 9일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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