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의 컨트롤타워?…진실이 ‘만들어지는’ 과정

[헤럴드경제=김영은 인턴기자]누군가에겐 허무맹랑한 가짜뉴스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건 이를 만드는 누군가의 치밀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가짜뉴스는 ‘소스-기사-유포’의 세 단계를 거쳐 점차 ‘진실’이 된다.

지난해 10월 26일 JTBC ‘뉴스룸’에서 ‘최순실 태블릿 PC’가 보도된 이후,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보도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처음은 단순 ‘조작설’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반박 영상 등의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되기 시작했다. 반박 영상은 ‘조작설을 위한 조작’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박 대통령을 믿고 싶은 이들에게 이같은 반박 근거들은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기에 조작된 뉴스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진='노컷일베' 화면 캡처]

가짜 뉴스가 날이갈수로 정교화되고 있는 가운데 1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컨트롤타워(종합합관리자)’의 존재에 대한 의심이 제기됐다.

이날 ‘뉴스공장’과 인터뷰를 가진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가짜뉴스 내용이 굉장히 정교하고 언론기사 양식에도 딱 맞는다”며 “프로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가짜 뉴스’는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가짜 소스’를 바탕으로 제작된다. 조작된 ‘가짜 소스’를 토대로 기사 형식의 ‘뉴스’를 만들면 보수 단체가 중심이되어 이를 조직적으로 유포하는 것이다.

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단 서석구 변호사를 ‘가짜뉴스 제조기’라 칭했다. 하 의원에 따르면 지난 5일 열린 헌법재판소 제2차 변론기일에서 서 변호사는 가짜 뉴스를 위한 ‘소스’를 제공했다. 서 변호사는 이날 헌재에서 “촛불집회에서 50대의 버스가 파손되고 경찰 113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사진=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서석구 변호사(사진제공=연합뉴스)]

서 변호사가 헌재에서 내뱉은 이 발언은 곧 가짜 뉴스로 ‘기사화’됐다. 서 변호사의 말이 인용된 가짜뉴스에서는 “촛불집회는 폭력집회”라는 주장과 이를 뒷받침할 ‘파손된 버스 사진’이 제시됐다. ‘언론이 감춘 촛불 난동’이라는 그럴듯한 제목까지 달렸다.

확인 결과 해당 버스 사진은 지난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당시 사진이었다. 이번 촛불 집회와는 전혀 무관한 사진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가짜 뉴스에서는 해당 사진의 출처가 명확히 언급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그 집회’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며 해당 사진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 집회’에 끼워맞출 뿐이었다. 맞불집회 참석자들은 해당 기사를 근거로 더욱 고무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 의원은 또 헌법재판소장이 “탄핵소추절차는 위헌이다”라고 주장한 가짜뉴스가 퍼지게 된 과정도 설명했다.

[사진=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사진제공=연합뉴스)]

이번에는 자신을 월드미래판연구소장이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누군가가 만든 유튜브 영상이 ‘가짜 소스’가 됐다. 해당 유튜브 영상에서는 누군가가 “탄핵소추절차는 위헌이다”라고 발언한 내용이 소개됐다. 이 과정에서 영상 제작자는 박한철 헌재소장의 얼굴을 영상의 배경으로 사용했다. 마치 헌재 소장이 직접 이같은 발언을 한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기위한 의도적 편집이었다. 이후 해당 영상은 가짜 뉴스로 제작돼 일베, 박사모 등 보수 커뮤니티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이날 하 의원은 가짜뉴스의 ‘컨트롤타워’에 대해 특정하진 않았지만 이에 대한 계속적인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 의원은 “맞불집회 측에서 가짜뉴스가 진실이라고 믿고 이를 근거로 행동에 나선다”면서 “‘가짜뉴스는 가찌다’라는 것을 계속 폭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정말 후진국으로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오는 21일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는 가짜뉴스 국회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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