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정치 파동까지…대기업 상반기 공채 9% 감소 전망

-대기업 10곳 중 3곳만 신입공채 진행, 21.2%는 채용 여부 결정 못 해

-전기ㆍ전자, 자동차 비교적 채용 비중 높아…조선ㆍ중공업, 기계ㆍ철강 먹구름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의 상반기 대졸 신입공채 규모가 전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 등 정치 파동의 여파로 채용계획을 확정 짓지 못한 기업이 많아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조사에 응한 312개사를 대상으로 ‘2017년 상반기 4년대졸 정규 신입직 채용계획’을 조사(1대 1 전화설문)한 결과, 34.3%(107곳)만이 신입공채를 진행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44.6%(139곳)는 상반기 신입공채 계획이 아예 없었다. 아직까지 채용진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기업도 21.2%(66곳)나 됐다.


업종별로는 전기ㆍ전자업에서 상반기 신입공채를 진행하는 기업이 많았다(68.8%, 16곳 중 11곳). 다음으로는 자동차업(53.8%, 26곳 중 14곳), 식음료ㆍ외식업(45.8%, 24곳 중 11곳) 순이었다.

반면, 최근 구조조정 한파가 불고 있는 조선ㆍ중공업에서는 10개 기업 중 단 한 곳만이 신입공채를 진행한다고 밝혔고, 기계ㆍ철강업과 ITㆍ정보통신업 등도 상반기 신입공채를 진행하지 않는 기업의 비율(채용 않는다 각각 57.1%)이 높았다.

이에 따라 상반기 신입공채를 진행하는 107개 기업의 채용인원은 총 8465명으로 한 기업당 평균 79명 정도의 신규 인력을 충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상반기 신규 채용 규모 총 9286명보다 8.8%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수주 급감ㆍ수출 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는 기계ㆍ철강업(-48.9%, 313명→160명)과 조선ㆍ중공업(-46.7%, 30명→16명)은 전년동기 대비 채용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부동산 경기 하락 등의 영향으로 금융업(-31.6%, 431명→295명)과 건설업(-30.3%, 208명→145명)도 전년 동기간 대비 채용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 제조업(-25.0%, 392명→294명), 식음료ㆍ외식업(-22.6%, 539명→417명), ITㆍ정보통신업(-22.2%, 45명→35명), 석유ㆍ화학ㆍ에너지업(-15.8%, 690명→690명) 등도 전년 대비 채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기자동차 수요 증가 및 수출 생산량 증가가 기대되는 자동차업(-1.8%, 4377명→4297명)과 전기ㆍ전자업(-3.0%, 201→195명)의 상반기 신입공채 규모는 그나마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사에 응한 기업 중 상반기 신입공채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자동차업으로 총 4297명의 신규 채용이 진행될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업(1530명), 석유ㆍ화학ㆍ에너지업(581명), 유통ㆍ물류업(500명), 식음료ㆍ외식업(417명), 금융업(295명)이 그 뒤를 이었다.

상반기 공채 시기는 3월 진행 기업이 27.1%로 가장 많았다. 2월과 4월에 신입공채를 진행하는 기업은 각각 20.6%, 14.0%였다.

이재학 잡코리아 좋은일 연구소 실장은 “주요 기업이 상반기 채용계획을 보수적으로 잡거나, 상시공채 등으로 신규인력 충원 방식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며 “취업 준비생들은 미리 입사지원 기업의 공채 일정과 채용 프로세스를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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