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궁지에 몰린 북한, “말레이 경찰, 한국이 벌려놓은 모략소동과 같이하고 있어”

-北 “독살설 배후에 한국 모략 있어…말레이시아, 공화국 자주권 침해ㆍ인권유린”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은 23일 김정남 암살사건에 대한 첫 공식입장을 통해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를 부당행위로 규정하고 한국의 ‘반공화국모략소동’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담화’를 통해 “말레이시아 측은 우리의 정당한 요구와 국제법을 무시하고 시신부검을 강행했을뿐 아니라 부검결과도 발표하지 않고 2차 부검까지 진행하겠다고 떠들어댔다”면서 “엄중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말레이시아 측의 부당한 행위들이 남조선당국이 벌려놓은 반공화국모략소동과 때를 같이하여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사진=연합뉴스]

담화는 김정남 피살사건을 둘러싼 ‘북한배후설’에 대해 한국의 모략 및 음모책동으로 인한 것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담화는 말레이시아 당국이 처음에는 “심장쇼크에 의한 사망임을 확인하면서 시신을 우리 대사관에 이관해 화장하기로 했다는 걸 통보했다”며 “그런데 한국 보수언론이 ‘독살’을 주장하기 바쁘게 말레이시아 비밀경찰이 개입해 이를 무작정 기정사실화”했다고 했다. 또 “한국 보수언론들은 시신부검결과가 발표되기 전부터 낭설들을 지독스럽게 퍼뜨리기 시작했다”며 “명백히 한국이 이번 사건을 이미 전부터 예견하고 있었으며 그 대본까지 미리 짜놓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도 밝혔다. 담화는 북한 정부의 개입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는 각종 정황증거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고 ‘배후설’이 한국에 의한 음모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북한은 “그러나 대부분의 나라들은 한국의 음모론, 조선을 전복하기 위한 ‘대형폭탄’으로 이용하려는 시도, 부단한 여론몰이로 한국의 혼란을 무마시키려는 의도 등으로 비난하면서 한국의 치졸한 모략소동에 침을 뱉고 있다”고 덧붙였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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