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가성비시대 ①] 다양한 종류덕에 저렴해진 가격…‘혼합’이 뜬다

- 길어지는 불황ㆍ유통경제 발전…‘가성비’가 甲
- 고가 저가 ‘혼합’…합리적 가격ㆍ높은 만족
- 1인 가구 증가도 혼합제품 인기에 한몫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가히 ‘가성비’의 시대다. 유통경제가 발전하면서 양질의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가성비 시대 유통의 공식 중 하나는 ‘혼합’이다.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섞어 가격은 낮추되 고객의 만족도는 높이는 전략이다.

지난 설선물 세트의 핵심은 ‘혼합’이었다. 불황이 길어지고 일명 김영란법 여파로 설 선물세트의 가격대가 결정적인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유통계에서 가격을 맞추기 위해 선물 구성을 혼합한 것이다.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달 9일부터 15일 사이에 발생한 설 선물세트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판매 수량을 기준으로 5만원 미만 저가형 선물세트 판매비중이 95%에 달했다. 특히 김영란법에서 정한 ‘선물 5만원’ 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혼합형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었다. ‘옥돔 은갈치’가 4만6900원, ‘사과 배 한라봉’이 4만3900원, ‘사과 배 곶감’이 3만7900원, ‘아롱사태 국거리 불고기’가 4만9900원에 판매됐다. 11번가 관계자는 “단일상품으로만 구성하면 10만원이 훌쩍 넘을 텐데, 비교적 낮은 가격대의 품목과 혼합하니 전체 세트의 가격도 내려가 인기가 좋았다”며 “물가 상승으로 가중된 명절부담을 덜고자 실용성을 무장한 가성비 높은 실속형 세트를 전면에 내세웠다”고 밝혔다.

새롭게 떠오르는 명절 선물세트의 핵심은 ‘가성비’다. 고가의 품목과 저가의 품목을 섞어 합리적인 가격의 선물 세트를 구성하는 것이다. [사진제공=11번가]

이러한 혼합 트렌드는 일상생활에서도 유효하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합상품을 통한 가성비 소비는 더욱 두드러진다. 가령 1인가구의 경우 일반 과일을 구매했을 때 다 먹지 못하고 상해서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다양한 과일을 1~2회분씩 섞어 담아 판매하므로써 가성비 좋은 소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형마트들은 이러한 혼합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간편과일 상품화에 돌입해, 2017년 2월 현재 19종의 조각과일을 판매 중에 있다. 이 조각과일들은 한가지 품목의 과일로 구성하지 않고, 다양한 과일을 섞은 조각과일로 대거 상품화했다. 지난해 9월부터 1월까지 전국 주요점포 50여곳에서 판매한 간편과일의 매출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69% 증가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성비 높은 혼합 식품이 주목 받고 있다. 간편과일과 혼합 안주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증가는 혼합 상품의 인기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혼술족이 증가하며 다양한 혼합 안주를 찾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예다. GS25에 따르면 맥주 대표 안주인 조미오징어 매출은 전년 대비 2013년 5.6%, 2014년 24.9%, 2015년 27.5%, 2016년 31.2%로 증가폭이 늘어나고 있다. 또 치즈육포, 바비큐직화육포, 스테이크육포처럼 다양한 맛을 살린 혼합형 육포의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율이 2014년 6.7%에서 2016년은 41.8%까지 높아졌다. GS25 관계자는 “혼술족이 늘어나면서 가성비 높은 안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혼합의 경우도 많기 때문에 색다른 컨셉의 상품으로 고객들을 만족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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