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구세트 800만원ㆍ목욕가운 12만원…호텔용품이 뜬다

-호텔 침구류 집에서 사용
-디퓨저ㆍ젓가락ㆍ가운 등
-조선호텔ㆍ더 플라자 판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9층에 위치한 ‘조선호텔 베딩’ 팝업스토어. 조선호텔의 침구인 ‘헤븐리 베드’ 제품들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이 곳은 지난해 4월 오픈했다. 헤븐리 베드는 웨스틴이 ‘천상의 수면’을 목표로 스타우드 웨스틴사(社)에서 3000만 달러를 들여 개발한 것으로, 호텔 업계에 ‘침대 전쟁’을 불붙인 주인공이다. 1999년에 개발됐고, 같은 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도 적용됐다. 호텔 투숙객들의 구매 문의가 이어지면서 2013년 8월부터 고객들에게 판매되기 시작했다. 팝업스토어 오픈 후 전체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가장 비싼 헤븐리 베드 풀세트 가격은 520만원부터 800만원대에 달하지만, 월 평균 3세트 가량 꾸준히 팔리고 있다. 

[사진설명=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헤븐리 베드’]

내집을 호텔 같이 꾸미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나만의 가치를 중시하는 ‘포미족’, ‘욜로족’ 성향이 뚜렷해지면서 호텔에 비치된 용품을 집에 들여 놓는 것이다. 이에 따라 침구류나 디퓨저, 목욕용 가운 등을 직접 판매하는 호텔도 속속 늘고 있는 추세다. 호텔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 용품 구매도 덩달아 늘고 있다. 최상급 호텔 침구류부터 저렴하면서도 호텔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제품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호텔 용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헤븐리 거위털 이불(73만~105만원)과 매트리스(220만~374만원), 페이스 타월세트(10장, 13만원), 바스&페이스 타월세트(10만2000원) 등을 판매하고 있다. 2014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130% 늘었고, 2015년과 2016년에도 각각 160%, 200%씩 성장하고 있다.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침구 모달세트로, 구스이불과 이불커퍼, 패드, 베개커버가 포함돼 혼수용으로 많이 애용되고 있다. 가격은 142만~164만원 선이다.

헤븐리 베드는 매트리스 바닥과 윗면에 특별 제작된 필로우 탑 매트리스가 깔려 완벽한 완충 효과와 함께 침구가 몸을 감싸 안는 듯한 포근함을 제공한다. 매트리스 속 900개의 코일이 신체 곳곳을 빠짐없이 받쳐주며 매트리스 패드, 3겹의 순면 시트, 푹신한 거위털 이불과 커버 등 가장 아래의 매트리스 위에 총 10겹의 시트가 깔려 안정감이 있다. 

[사진설명=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구스 베개’]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고객들이 반응이 좋아 2014년부터는 헤븐리 베드 풀 세트를 주문하면 조선호텔 직원이 직접 방문해 호텔처럼 침구세팅을 해주는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호텔 업계 최초로 쇼핑몰 결제시스템을 도입한 ‘이숍(E-Shop)’을 출시, 조선호텔의 다양한 시그니처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럭셔리 부띠크호텔 더 플라자는 지난해부터 특급호텔 전문가들이 만든 다양한 PB상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더 플라자의 ‘P컬렉션’은 지난해 1월 시즌1으로 더 플라자의 시그니처 향기인 유칼리투스향을 베이스로 한 디퓨저를 선보였다. 디퓨저 가격은 6만원(100㎖), 8만원(200㎖)으로, 1차 300개에 이어 총 6차례에 걸쳐 1000여개가 판매됐다. 

[사진설명=더 플라자의 P컬렉션 제품인 ‘디퓨저’와 ‘젓가락 세트’, ‘목욕용 가운’]

이어 시즌2로 최고급 순면을 활용해 직접 제작한 목욕용 가운 유아용(6만원)과 성인용(12만원)을 선보였고, 시즌3로 일식당 무라카이에서 사용하는 젓가락 세트(2벌, 5만원)를 선보였다. 목욕용 가운은 분기별로 판매율이 2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자작나무를 장인이 수공예로 제작한 젓가락 세트는 가벼운 무게와 그립감이 좋아 국내ㆍ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추석기간 중 평시의 2배가 넘게 판매됐다.

이 호텔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시즌4 상품으로 호텔 객실에 비치된 베개와 이불 등 침구류를 판매할 예정”이라며 “P컬렉션은 호텔의 새로운 수익구조로, 앞으로도 호텔 내 각종 용품들을 PB상품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용품에 대한 인기는 온라인마켓에서도 확인된다.

오픈마켓 옥션이 호텔 인테리어 관련 상품 판매량(1월1일~2월16일)을 살펴본 결과, 호텔침구류와 욕실 소품, 무드등 같은 인테리어 상품 판매량이 최대 900%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화이트컬러의 심플하고 푹신한 ‘호텔이불’은 같은 기간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900% 올랐고, 부드러운 촉감에 보풀이 적은 ‘호텔수건’도 568% 가량 늘었다. 또 미끄럼방지 욕실매트, 커피트레이, 바디용품 등의 ‘호텔 어메니티’는 850% 이상, 호텔가운은 45% 가량 많이 팔렸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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