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화마가 삼킨 소래포구 어시장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1시36분쯤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 어시장에 불이 나면서 좌판 332곳 중 220여 곳이 완전히 불에 탔다. 좌판과 인접한 건물 2채에 있는 횟집 등 점포 20여 곳도 피해를 봤다. 천만 다행으로 영업이 끝난 새벽 시간이라 인명 피해는 없었다.

1974년 인천 내항이 준공되자 새우잡이 등을 하던 소형어선이 이곳 소래포구로 출입하기 시작하면서 일약 새우 파시(波市)로 급부상했다. 말 그대로 소래포구가 개장한 것이다. 지금은 330개 좌판이 영업하며 수도권 대표 새우ㆍ젓갈ㆍ꽃게 시장으로 자리를 잡았고 연간 1500만 명이 찾는 수도권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40년 전통의 어시장은 40년 무허가 천막형 가건물로 돼 있었다. 인천시와 자치단체는 지역대표 축제만들기에만 열중해 대부분 무허가 건물인 이곳에 관광객을 유치해왔다. 필자도 1년에 두어번 찾아 신선한 회와 꽃게를 사다 먹곤했다. 하지만 시장을 찾을 때면 아찔함을 감출 수 없었다. 각종 해산물로 가득한 좌판 위에는 천막사이로 뒤엉킨 전선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화재도 결국 인재(人災)라는 측면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소래포구 어시장에선 이미 지난 2010년 1월과 2013년 2월에 불이 나 각각 점포 25곳과 36곳이 타는 피해가 생겼다. 사고가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시장 상인의 경제적 부담이나 지자체의 안전불감증이 이를 간과해 또 다시 화재를 발생시킨 것이다.

해당 지자체는 4월 꽃게철을 맞아 한 달 안에 시장이 재개토록 지원한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시장을 다시 세워 문을 여는 것보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 위한 방안을 철두철미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최근 5년 사이에 전국 재래시장 화재는 380건이 넘는다. 또 비닐하우스를 불법으로 개조해 주거용으로 이용하는 곳이 전국에 수만 동에 이른다. 화마(火魔)는 우리가 방심할 때 느닷없이 덤쳐 모든 것을 삼켜버린다는 것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세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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