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공항 총기탈취 사건…“그것 봐” 목소리 커진 르펜

“무분별한 이민정책 끝내겠다”
1차투표 지지율 마크롱과 박빙

프랑스 파리 오를리공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남자가 무장군인의 총기를 탈취하려다 사살된 사건이 발생한 이후 극우 성향 대선 후보인 마린 르펜(48) 국민전선(FN) 대표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2015년 파리테러의 악몽과 공포가 되살아난 프랑스인들에게 르펜의 반이민 공약이 효력을 발휘할지 관심이다.

르펜 FN 대표는 사건 당일인 18일 저녁(현지시간) 프랑스 동북부 메츠 유세에서 “정부가 (테러 위협에 직면해) 마치 헤드라이트 불빛 앞의 토끼처럼 얼이 빠진 채 압도당해 있다”면서 정부의 대응이 무능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나는 범죄와 테러리즘과 같은 난제들에 맞서겠다고 맹세한 유일한 후보”라며 “국가의 질서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지예드 벤 벨가셈은 오를리공항에서 순찰 중이던 여군의 자동소총을 뺏으려다 다른 군인 2명이 쏜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벨가셈이 범행 당시 “알라를 위해 죽으려고 이곳에 왔다”는 발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당국은 그가 2011∼2012년 복역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것으로 보고 이번 범행에 이슬람국가(IS) 등이 개입됐는지 수사하고 있다.

르펜은 프랑스 내 무슬림 이민자들을 겨냥해 “공화국은 정교분리가 원칙이며, 더이상 갈라질 수 없다”면서 “지금까지 정부들은 이 문제에서 계속 뒷걸음질만 쳐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무차별적인 이민자 수용정책과 집단주의를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이날 모인 2500여명의 FN 지지자들이 르펜의 연설 중간에 “이슬람 반대”, “프랑스를 프랑스인들에게”, “국경 폐쇄”, “부르카 금지” 등을 외치며 환호했다고 전했다.

르펜이 정부의 무능을 비난한 발언에 대해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총리는 품위를 지키라면서 맞섰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를리공항에서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한 이 시점에 르펜은 도를 넘어선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은 그 어떤 때보다 품위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르펜은 다음달 23일 실시되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중도 성향의 에마뉘엘 마크롱 전진당 대표와 1,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칸타 소프레스 원포인트(Kantar Sofres-Onepoint) 19일 발표한 1차 투표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서 르펜과 마크롱은 26%의 동률을 기록했다.

같은날 오독사(Odoxa)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마크롱의 지지율이 26.5%, 르펜의 지지율이 26%로 집계됐다.

김현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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