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도 그룹 컨트롤타워 쇄신 작업

경영기획실 대대적 개편 착수
대관 업무파트 규모 대폭 축소
투자판단 등 순기능 실종 우려

한화가 그룹 컨트롤타워 조직에 대한 쇄신 작업에 착수했다. 대관(對官) 파트 등 규모 축소는 물론 조직 해체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쇄신안 마련을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삼성이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해체하고, SK가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인력을 25% 가량 감축하는 등 재계가 사회적 변화 요구에 맞춰 로비로 비춰질수 있는 대외활동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가운데, 한화 역시 선제적인 혁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룹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대규모 투자판단 지연 등 경영 비효율, 신(新)보호무역주의 타개를 위한 민관협력 차질, 사회공헌ㆍ기부 등 순기능적인 사회활동까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최근 김승연 회장의 전격적인 지시로 그룹의 총괄 컨트롤타워 조직인 경영기획실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 방안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경영기획실로 파견된 인력을 줄이는 등 조직 규모 축소는 물론 조직을 완전히 해체하는 방안까지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은 기획, 대관, 홍보, 법무, 인력, 재무 등 그룹 전반의 업무를 총괄 담당하는 조직으로 각 계열사에서 파견 형식으로 인력을 받아 운영된다.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성장의 큰 그림을 그리고 그룹 전체 경영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특히 삼성의 미전실과 가장 유사한 형태의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실제 지난 2015년 삼성으로부터 방산ㆍ화학 부문 4개 계열사를 인수하는 ‘빅딜’ 과정에서도 한화 경영기획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같은 그룹 컨트롤타워 조직은 수십~수백개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 기업의 장기적이고 일관된 전략을 설정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촉발하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법적인 실체가 없어 권한과 책임이 괴리된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기업과 주주의 이익보다는 오너 일가를 위한 조직 아니냐는 의심스런 눈초리도 늘 함께 따라다녔다. 삼성이 미전실 해체를 결정한 것도 이같은 사회적 비판 여론이 워낙 뜨거웠기 때문이다. 삼성측은 “앞으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한 정책 제안 등 로비로 비춰질 수 있는 어떤 형태의 대관 접촉은 일절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잘라 말했다.

삼성에 이어 SK, 롯데 등도 청와대와 정부, 국회 등 대관 접촉 창구를 대폭 축소하거나, 전면 해체하고 대외활동 자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각종 사회공헌 및 기부활동도 크게 줄이고 있다. 롯데도 최근 그룹 인사에서 국회와 정부부처 담당 직원을 14명에서 7명으로 절반이나 축소했다.

한화그룹 측은 “아직 쇄신안 마련 작업과 논의 중에 있어서 어떤 방향으로 결정될 지는 알 수 없다”며 “다만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그룹 실정에 맞게끔 운영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두헌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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