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달라지는 금호타이어 노조

박회장 인수 우려 입장서 선회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반대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금호타이어 노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우려가 노조의 이해와 직결되는 ’일자리 감소‘ 등으로 모아지고 있는데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허용 여부를 결정 지을 주주협의회의 의견 수렴 작업도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호타이어 노조 입장은 박 회장과 더블스타로 좁혀진 인수전의 상당한 ‘무게추’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금호타이어 노조인 전국금속노조 산하 ‘금호타이어지회’는 최근 회사 매각과 관련해 이렇다할 새로운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인수자가 누가 되든, 고용승계와 금호타이어의 지속적 발전을 담보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다만 달라진 점은 금호타이어 지회 홈페이지를 통해 대외적으로 박 회장의 인수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던 목소리가 다소 누그러진 분위기라는 점이다.

당초 금호타이어 지회는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지회는 박 회장의 인수문제에 대해 언제든 부정적 입장을 표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대외적으로 알려왔다.

여기에는 박 회장의 미르재단 7억원 기부에 대해 대가성이 있을 수 있으며,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비리의혹과 고의적인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 금호타이어 주식담보로 차입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이 편법이라는 주장도 담겼다.

하지만 최근 노조 홈페이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금호타이어 지회의 입장 표명이 사라졌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노사가 지난 9개월간 이어온 ‘2016년 단체협상’을 마무리지은 점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허용대 노조 대표지회장은 “노사가 어렵게 도출한 합의안이 회사와 조합원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채권단이 중국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는데 조합원 고용보장이 담보되지 않는 업체로 판단되면 조합원 고용과 생존권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해 투쟁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수자와 관련해 금호타이어지회의 기본 입장은 ‘해외매각을 굳이 반대하지 않으며, 박 회장도 자금조달 능력이 되면 인수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해외 매각에 대해 굳이 반대하지도 않지만 쌍용자동차와 같은 ‘먹튀 자본’일 경우에는 인정할 수 없으며,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지만 자금조달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해된다.

이 같은 입장을 반영해 민주당과 국민의당 대권주자들은 금호타이어 노조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일제히 쏟아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3800명 노동자의 삶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재명 후보는 “정부와 함께 협력업체들과 노조가 같이 참여하는 민관합작펀드를 구성하여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역시 “쌍용차 사례처럼 먹튀가 되거나 대우건설처럼 자기 자본력과 제대로된 능력이 없는 기업에 매각돼 노동자의 직장을 잃게 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으며, 손학규 후보는 “해외 매각은 절대 반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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