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국가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청년 해외사업가 양성”

대우 창업 50주년 행사 참석
“기업 세계경영 완수 못했지만
인재 세계경영으로 꿈 잇겠다”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저는 국가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우리 청년들을 해외사업가로 양성하는데 뜻을 모아보자고 제안했다. 저와 여러분이 진심으로 노력해서 훌륭한 젊은이들을 후배로 맞이하게 되었다는 점이 기쁘고 자랑스럽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81)이 대우 창업 50주년을 맞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주창하던 ‘기업의 세계경영’은 18년 전 그룹 해체와 함께 막을 내렸지만 이제 청년사업가 양성을 통해 ‘인재(人材) 세계경영’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2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대우 창업 50주년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인재 양성’을 통해 세계경영의 꿈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대우세계경영연구회는 22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에서 ‘대우 창업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한때 대우그룹 소유였으며 23~24층 펜트하우스에 김우중 전 회장의 집무실이 위치했던 바로 그 호텔에 전직 ‘대우맨’ 500여명이 모였다.

헤드테이블에는 김우중 전 회장과 부인 정희자 여사, 이경훈 전 ㈜대우 회장, 김용원 전 대우전자 회장, 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박성규 전 대우통신 회장, 윤영석 전 대우중공업 회장, 홍인기 전대우조선해양 초대사장, 박용근 전 대우그룹 사장 등 회장단 멤버가 자리했다.

김우중 전 회장은 작년, 재작년 48~49주년 행사에도 참석했지만 올해는 50주년인 만큼 취재진의 관심도 뜨거웠다. 그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입을 열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사진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2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대우 창업 50주년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인재 양성’을 통해 세계경영의 꿈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행사는 대우의 옛 영광을 소개하는 영상 상영, 글로벌 YBM(Young Business Manager) 사업 성과 발표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김우중 전 회장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등은 지난 2010년부터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4개국에서 청년사업가 양성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현재까지 630여명의 한국 청년들을 교육시켜 전원 현지 한국 기업 등에 취업시켰다는 설명이다. 김 전 회장은 애초 20년 간 청년사업가 20만명 양성을 목표로 내건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기념사에서 “대우는 우리 역사상 단 한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해외진출을 처음 이뤄냈다. 공존공영을 꿈꾸며 전 세계에 대우를 심고자 했다. 이런 발상을 실행한 기업이 대우 말고 또 어디 있겠냐”며 대우정신에 대한 여전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게 곧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를 넓히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갑작스런 외환위기로 그 과업을 완성하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며 “하지만 우리가 실천한 노력, 이룩한 성과들은 반드시 평가받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2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대우 창업 50주년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인재 양성’을 통해 세계경영의 꿈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기념사 말미에는 대우 직원들에게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대우를 떠나며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헤어진 것이 무엇보다 가슴에 사무친다”며 “저를 믿고 뜻을 모아 세계를 무대로 함께 뛰어준 여러분의 노고에 보답하지 못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우중 전 회장의 어록 헌정식과 축하 케이크 커팅식, 대우 50주년 다큐멘터리 ‘내 아버지의 연대기’ 하이라이트 상영 등으로 진행됐다. 행사는 500여명의 참석자들이 대우 배지를 달고 사가(社歌)인 ‘대우가족의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됐다.

김 전 회장은 행사를 마친 다음날인 23일 바로 베트남으로 출국해 청년사업가 양성 사업을 이어간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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