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특별시 서울 ③] “대학생 주머니 사정 뻔한데…학식마저 크게 올라 부담”

-치솟는 물가, 물가싼 학교앞도 마찬가지
-학식가격 1만2000원까지 인상되기도
-대학가 인근 식당도 줄줄이 가격 상승
-학생들은 “못살겠다” 푸념만 늘어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 대학원생 김형진(28ㆍ성균관대학교) 씨는 최근 지나치게 인상한 학식가격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지난 2008년 김 씨가 입학하던 당시 학식금액은 백반기준으로 1500원에서 5000원 가량, 하지만 해당식당은 현재 3500원에서6000원까지로 가격이 인상했다. 학생식당 운영업체 측은 리모델링을 명목으로 학교식당을 리뉴얼할 때면 매번 가격을 인상해왔다. 최근에는 교수회관 건물에 위치한 식당이 리뉴얼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김 씨는 “학교에 있는 4개 식당이 모두 대기업 운영이라 어느정도는 이해하지만, 리모델링할 때마다 가격을 오리는 것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진설명=성균관대 학교 식당 식당의 음식 가격표. 8000원에서 12000원사이 가격에 상품이 판매되는 모습.]
[사진설명=성균관대학교 학생식당 전경.]

치솟는 물가, 이 속에서 고통을 겪는 것은 직장인과 가정주부 등 사회인들만이 아니다. ‘그나마 물가가 싸다’는 대학가 인근의 식당과 학교식당도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다. 주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학교 식당들이 인상 폭이 큰 편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총학에서 나서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대다수는 학식 인상을 방관하고 있다.

학교 주변에는 대학생 외에도 취직을 준비중인 대학 수료생과 고시생 등 아직 ‘미생’인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에게 치솟는 물가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유니스트는 지난해 총학생회에서 나서 학교식당 가격을 두고 대학 본부와 협상을 가졌다. 지난 2012년부터 학식 가격이 꾸준히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도 유니스트에 입점해 있는 CJ와 아워홈 등 학교식당 업체는 2식은 식권당 2360원, 3식은 1940원에 판매했지만 지난 2016년도에는 각각 2700원과 2300원으로 올랐다. 가격이 14~18% 씩 상승한 셈이다.

용인에 위치한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기숙사 식당도 지난 2011년도 2300원에서 2800원에 판매되던 식권 가격을 현재는 3700원으로 올렸다.

학생들은 식당 가격 인상이 지나치다고 지작했다. 서울시내 한 대학 수료생인 이모 (28ㆍ서울 용산구)씨는 “학교 학생식당이 최근에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카페테리아라 선택권이 넓어지고, 양질의 음식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선택권이 넓어진 점도 있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솔직히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사진설명=학생식당 메뉴판 모습.]

한국외대생 김태현(26)씨도 “적은 금액이 올랐다고 하지만 대학생 입장에서는 골칫거리”라면서 “대학생이 씀씀이가 헤프다고 하는데, 나는 커피숍도 잘 안간다”고 말했다.

학교 주변의 상권도 음식 가격이 많이 올랐다. 

성균관대 인근에서 자취생들이 자주 가는 밥집이 밀집된 ‘성대시장’ 에 위치한 식당들은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칼국수와 제육을 파는 한 음식점은 5000~6000원이었고, 돈까스 가게도 6000~8000원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서울시내 번화가에서 떨어져 있는 한국외대와 경희대 인근도 식당들이 500~1000원씩 가격을 올렸다.

이에 고시생 이평수(27ㆍ경희대학교)씨는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수험공부를 하고 있는데,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점차 주말알바비로 감당이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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