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훈 칼럼] 의료 선교와 2세

지난 20여년간 여러 교회와 선교단체들을 통해 여러 차례 세계 여러 나라에 의료 선교를 다녀왔지만 Global Medical Missions Alliance (GMMA, 국제의료선교협의회)와 함께하는 의료 선교는 나에게 있어서 아주 특별하다. 왜냐하면 GMMA의 선교팀은 이민 2세인 학생들과 청년들이 함께 선교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전심으로 섬기고 있는 GMMA 는 원래 미주한인 의료 선교 협회 (KAMHC) 에서 한인 들로 국한된 구성원을 타 커뮤니티의 구성원으로 확장시켜 글로벌적인 인적 구성을 하기 위해서 또, 이민 1세 들인 구성원을 1.5세 및 2 세로 확장시키기 위해 새롭게 창설되었다.

따라서 GMMA 의료 선교팀은 보통 의료인들과 대학생 및 대학원생들로 구성된다. 그리고 이들은 선교지와 시기가 결정되면 선교를 나가기 2~3개월 전부터 매주 5-6시간씩 모여서 함께 말씀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며 선교를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이 모임 시에는 의료 선교를 가기 전에 준비 하여야 할 것들을 서로 나누고 챙기는데 이 때 항상 빠지지 않고 갖는 중요한 순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선교팀 전원이 한가지 질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 기 하는 것이다. 그 때의 질문은 ‘When was your coldest moment in your life?-자신이 살아 오면 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 인가?’이다.

대부분 한인 2세의 학생들과 청년인 이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 기독교 학생과 청년들이 믿음 생활 을 하면서 겪고 있는 갈등과 문제’가 주를 이루는데 그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내용은 ‘부모 와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자란 학생들과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미국적 사고 방 식을 가지고 살고 있고 이에 반해 오직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며 갖은 고생을 마다 않고 살 아온 우리 한인 1세인 부모들과의 거리는 쉽사리 좁혀지지 않을 수 밖에 없음에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희생을 몰라 주는 자식에게 서운한 부모는 여기에 더해 미국에서 자라온 자 녀들과 언어 소통마저 쉽지 않아 그 마음조차 제대로 표현할 수가 없어서 애가 탄다. 하지만 우리의 자 녀들인 이민 2세 들 역시, 집에서는 한국인으로 살아야 하고 사회에서는 미국인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정체성 문제로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 역시 대화 소통이 어려운 부모님들과 세대 차이, 생각의 이질감, 문화적 갈등 때문에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부모님이 되어 심지어는 도저히 회복 불가 능한 사이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들은 부모와의 갈등 외에도 동성애, 마약 복용, 성폭행이나 성추행,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시도 등의 문제를 겪으며 살다가 GMMA의 준비 모임에서 나누는 ‘When was your coldest moment in your life?-자신이 살아 오면 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언제인가?’를 이야 기하는 시간에 그 동안 남들에게 말 할 수 없어서 꼭꼭 숨겨온 이야기들을 털어 놓으며 통곡을 하기도 한다. 기독교인으로 의료선교를 가겠다고 참여한 학생들이 이럴진대 하물며 그렇지 않은 불신자 학생 과 청년들이 어떨지는 상상하기조차 두렵다. 이런 고통을 겪고 있는 많은 학생들과 청년들이 멘토 의료 인들과의 의료선교를 통해서 하나님 안에서 삶의 비전과 목적을 찾고 부모님과 화해하며 예수님의 제 자로 새롭게 거듭나는 것을 목격하고 도와줄 수 있는 GMMA 의 선교 사역은 나의 사명인 동시에 내 삶 의 기쁨이며 내가 이 사역에 헌신하는 이유다.

지금 현재 문제를 겪고 있는 교회들, 교회를 떠나 방황하는 청소 년들과 대학생들, 활동을 포기하는 선 교회들이 많지만 그래도 우리는 2세 들을 위해 초대 교회의 때로 돌아가 예수님 안에서 이 모든 문제를 해결 해 나가도록 함께 노력해야만 한다. 그래서 의료선교와 2세들의 연결고리를 이어 주는 GMMA의 사역은 매우 중요한 사명이라 할 수 있다. GMMA를 통해 미래의 하나님 나라 일꾼들이 잘 성장하고 있 음에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더 많은 2세 들이 GMMA의 의료 선교 사역에 동참하여 변화 받고 거듭 나기를 간구한다.

안상훈 박사님2

안상훈/LA 암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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