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은 지금] ‘朴 영장청구’에 지지자 80여명 밤새 분노, 격앙…다시 아수라장

-지지자들 “검찰총장 구속하라” 구호도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동안 잠잠했던 박 전 대통령은 자택 앞이 다시 아수라장으로 바뀌었다.

28일 새벽 내내 80여명의 지지자들이 비옷을 입고 태극기를 흔들며 자택 앞을 지켰다. 이들은 밤샘 농성을 벌이며 취재진과 경찰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옥상에 있는 취재진에게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신고된 집회 장소를 벗어나면 안된다는 경찰의 제지에 항의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 이후 5명 내외의 지지자들이 모여 조용한 집회를 열었던 모습과는 현저히 달라진 모습이다.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한 27일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주변에 지지자와 경찰, 취재진이 모여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주민들과의 마찰도 목격됐다.

이날 새벽 1시께 자택 앞을 지나가던 차량 운전자가 길을 막고 있는 지지자들에게 “그만 좀 하라”고 소리치자 집회를 벌이던 ‘박근혜 지킴이 결사단’ 회원들이 격분해 운전자에게 욕설을 던졌다. 경찰의 설득 끝에 다행히 추가적인 충돌은 없었다. 전날 오후 11시 20분께 30대 남성 인근 편의점을 들렀다 귀가하는 길에 박 지지자들과 언쟁이 생겨 경찰이 삼중으로 폴리스라인을 형성하기도 했다.

전날 오후 7시 15분께 한 60대 남성이 취재진 2명을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모(60) 씨는 “(기자들에게) 촬영하지 말라고 했는데 말을 듣지 않아서 때렸다”며 “특정단체에 가입하지는 않았으나 박 전 대통령을 사랑해서 개인적으로 찾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검찰의 박 전 대통령의 대한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전해지자 300여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자택 앞에 재집결했다. 이들은 이들은 정광용 ‘박사모’ 회장이 국민저항본부 인터넷 게시판에 “지금 즉시 삼성동 사저로!”라는 글을 올려 지지자들의 집결을 독려하자 삼성동으로 모인 것이다.

이들은 자택 앞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탄핵 무효”, “김수남 검찰총장 구속” 구호를 외치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강하게 항의했다. 정 회장의 확성기로 성명서를 낭독하고 탄핵 무효를 줄곧 외치자 지지자들은 이에 환호하며 큰 소리로 애국가까지 제창했다.

지지자들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분노를 드러냈다.

영장 청구 소식을 듣자마자 삼성동으로 한달음에 왔다는 최모(62) 씨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탄핵까지 해놓고 구속까지 시킨다니 모든 일이 계획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영장 실질 심사가 열리는 날 자택 앞에 나와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삼성동 인근에 병력 6개 중대, 480명을 배치한 상태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는 3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열린다. 이르면 30일 밤이나 31일 새벽에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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