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시리 유채길, 군항제 옆마을 벚꽃길 일품

감성 충만 4월 걷기 여행길
제주표선 편백길 힐링1번지
진해 드림로드도 벚꽃 대궐
“균아, 여성 꼭 존중하거라”
허난설헌 남매 발자취도 신선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나름 제주 좀 안다는 뭍사람들도 남동쪽 표선에서 중산간쪽 거친 생태를 탐한 사람은 많지 않다. 표선 해변에서 한라산을 바라보면서 걷다 세화리와 역지동을 지나면 말이 뛰어오르는 모양의 조각상과 함께 가시리를 만난다.

조선시대 국내 최고 말 목장(목마장)이던 갑마장과 녹산장이 모두 이곳에 있다. 갑마장이 있던 가시리 공동목장에는 조랑말 박물관, 승마장, 캠핑장이 어우러진 조랑말 체험공원이 조성돼 있다.

[사진설명=제주 가시리 갑마장길]

국궁장, 큰사슴이오름, 유채꽃프라자, 가시천, 따라비오름으로 이어지는 갑마장길은 제주만의 특별한 숲길인 곶자왈은 물론이고, 억새로 유명한 이 일대 오름의 멋진 풍경과 함께 한다.

가시리에는 과거 국영목마장들의 경계를 표시한 돌담 ‘잣성’이 있는데, 목장의 경계를 이루던 돌담을 따라 걷는 편백 숲길은 국내 대표적인 생태 힐링 산책로이다. 4월이면 길의 시종점인 녹산로를 따라 벚꽃터널과 유채꽃밭이 장관을 이룬다.

이곳에는 가시리 마을 공동체가 운영하는 숙박, 체험 시설인 유채꽃 프라자, 붉은 오름 자연휴양림, 서재철 사진작가가 옛 가시초등학교 부지에 지은 자연사랑 갤러리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가시리와 금강의 푸른 봄물이 무진장 아름다운 예향천리 금강변 마실길, 전남 해남의 땅끝천년숲 1코스, 곧 진해 군항제가 있을 경남 창원의 창원둘레길 진해드림로드 1~2구간, 허난설헌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해파랑길 강릉 구간 등을 감성충만 4월, 걷기에 좋은 길로 선정했다.

▶문화예술을 아는 가시리 주민= 가시리 갑마장길 종점 격인 따라비 오름은 ‘오름의 아버지’라 불린다. 주변에 모지오름, 장자오름 등을 끼면서 가장 격으로 솟아있다. 가시리 주민들은 문화예술인 창작지원센터를 만들어 국내외 예술가들이 이곳에 살며 창작활동을 할수 있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러다 보니 온 동네에 문화의 향기가 넘치고 예술인들이 개설한 다양한 교육과 주민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다. 마을사무소는 ‘더 재미진 마을 가시리’라는 팻말이 공회당 간판을 대신한다. 코스경로는 조랑말체험공원~가시천(곶자왈)~따라비오름~잣성길~큰사슴이오름~꽃머체~조랑말체험공원이다. 문의:가시리유채꽃만들기추진위원회

▶번다한 군항제 바로옆 벚꽃길= 경남 진해드림로드 1~2구간은 군항제 옆동네 산책로이다. 4월이 되면 진해 군항제로 인해 경화역로 일대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데, 복잡함 대신 여유롭게 초록의 향연과 벚꽃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싶다면 드림로드 1~2구간을 택하면 되겠다. 걷기 좋은 임도와 숲길이 남해안 절경과 조화를 이룬다. 드림로드는 걷다보면 장복하늘마루길, 천자봉 해오름길, 백일아침고요산길, 소사생태길과 한 지점에서 반갑게 만나게 된다. 코스경로는 장복산공원 위(삼밀사 옆)~하늘마루입구~편백숲 쉼터~안민도로(안민휴게소)이다. 문의: 진해구 공원산림과

[사진설명=군항제 옆동네 진해 드림로드]

▶페미니스트 허난설헌 흔적을 따라 걷다=부산에서 강원 고성까지 이어지는 해파랑길 중에서 39코스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가 다름없는 신사임당과 강릉이 낳은 페미니스트 허난설헌의 흔적을 돌아볼수 있다. 솔바람다리를 출발해 사천진리해변공원까지 이어진다. 커피로 유명한 안목항에 이어 경포호수 주변을 걷게 되며, 허균-허난설헌 생가를 거친다. “균아, 너는 결코 여인을 업신여겨서는 안된다.” 문학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큰 뜻을 품은 남동생에게, 누나 허난설헌의 거듭된 당부는 바로 ‘양성평등’이라 놀랍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꽃길로 4월이면 벚꽃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꽃길은 경포호수를 따라 4.3km나 이어져 호수와 길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코스경로는 솔바람다리~허균·허난설헌기념관~경포대~사천진리해변공원이다. 문의: 사단법인 한국의길과문화, 강릉시 관광과

[사진설명=강릉 경포대를 지나면 페미니스트 허난설헌 생가를 만난다.]

▶땅끝의 기암괴석 병풍= 전남 해남군의 땅끝천년숲 1코스는 국토순례 시발지 땅끝마을 맴섬에서 출발하여 미황사까지 이르는 길이다. 도솔암을 지나 미황사를 가기 위해서는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진 달마산의 능선을 따라 움직여야 한다. 능선 중간에 돌멩이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린 그림 같은 아름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다. 걷기여행은 미황사에서 출발해 땅끝마을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코스경로는 땅끝마을~도솔암~미황사(미황사에서 출발하는 것을 추천)이다. 문의: 해남군청 문화관광과 

[사진설명=해남 땅끝 맴섬의 일출]

▶강변과 연두빛 신록의 조화= 봄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은 강이다. 무주 예향천리 금강변 마실길은 금강을 따라 펼쳐진 초록의 향연을 만끽하며 걷는 길로, 특히 금강 벼랑을 따라 걷는 벼룻길은 봄이면 지루할 틈 없이 강과 꽃의 조화를 구경할 수 있다. 이곳은 반딧불이 고장으로 아름다운 산과 들, 맑고 깨끗한 강물을 벗 삼아 걷는 즐거운 길이다. 코스경로는 도소마을~대문바위~부남면소재지~벼룻길~각시바위~상굴암마을~굴암삼거리~잠두마을~요대마을~남대천~서면마을이다. 문의: 무주군청 환경관리과

[사진설명=무주 예향천리 금강변 마실길]

▶청명한 달천 상쾌함, 출렁다리의 스릴= 충북 괴산 산막이옛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충청도 양반길은 계속 이어진다. 허공을 걷는 듯 아찔한 양반길출렁다리를 지나고, 달천을 따라 이어지는 호젓한 숲길을 만나게 된다. 강 사이로 마주보는 사모바위(신랑바위)와 선유대족두리바위(신부바위)를 보면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만나지 못하는 견우와 직녀가 생각난다. 초록 잎이 하나 둘 돋아나는 4월의 달천은 마음마저 상쾌하게 만드는 한 폭의 풍경화 같다. 코스경로는 괴산댐~산막이옛길~갈론마을~양반길출렁다리~운교리 목교~덕평삼거리이다. 문의: 괴산군청 문화관광과

[사진설명=괴산 양반길 옆에 펼쳐진 산과 강]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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