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물타기’ 어디까지? 오바마->클린턴에 화살

-궁지에 몰린 트럼프 한밤중 트윗
-“러시아와 클린턴 부부의 거래나 조사해라”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대선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러시아와 부적절한 관계를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밤 트위터에 “왜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우라늄이 러시아에 나올 수 있도록 허용한 빌과 힐러리의 거래에 대해선 조사하지 않느냐”고 썼다. 

힐러리 클린턴.[사진=게티이미지]

첫 트윗을 올린 뒤 10분 뒤에 트럼프는 “대량의 우라늄이 러시아로 들어간 것, 힐러리의 러시아 ‘리셋’ 정책, 포데스타의 러시아 회사” 등을 열거한 뒤 “트럼프-러시아 이야기는 허구(hoax)”라고 적었다.

트럼프는 대선 선거운동 기간 내내 힐러리가 국무장관 재직 시절 미국이 갖고 있는 우라늄의 20%를 러시아에 넘겨줬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원자력기구가 미국에서 광산업을 하는 캐나다 회사 지분을 사들였다는 게 그 근거였다. 그리고 힐러리의 ‘리셋’ 정책은 오바마 정부의 대(對)러시아 정책으로, 핵무기 감축과 미사일 정보 공유 등을 골자로 한다. 이를 두고 트럼프는 미국을 약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의 한밤중 트윗.[사진=트럼프 트위터]

트럼프의 한밤중 트윗은 최근 트럼프 측근들과 러시아의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치적 위기에 처한 그의 ‘물타기 전략’으로 분석된다. 앞서 트럼프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러시아 유착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뜬금없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트럼프타워 도청’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계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미 상, 하원 정보위원회는 물론 정보기관 수장들이 입을 모아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트럼프는 궁지에 몰렸다.

현재 하원 정보위와 상원에선 미 대선에 미친 러시아의 영향을 조사를 진행중이다. FBI 제임스 코미 국장은 지난주 공개적으로 러시아와 트럼프 간 유착 의혹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유착 의혹으로 사퇴한 데 이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궁지에 몰렸고, 트럼프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까지 러시아 인사들과의 접촉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사진=AP]

이날 WSJ은 쿠슈너가 지난 1월 러시아의 국영 은행인 ’브레시코놈뱅크(VEB)’의 세르게이 고르코프 은행장과 면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VEB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 재무부는 미 재부부는 이들 은행과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트럼프의 측근들이 줄줄이 러시아 커넥션으로 궁지에 몰리자 이를 돌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의 한밤중 트윗에 클린턴 측은 즉각 반박했다. 힐러리 대선 캠프의 전 대변인이었던 닉 메릴은 즉시 트위터에 ‘팩트 체킹’ 웹사이트의 주소 링크를 올렸다. 그는 “(트럼프의 주장은)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재직 시절 러시아 원자력기구를 비롯한 여러기관의 서명중 하나”라며 반박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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