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꼭두각시’ 누네스, 러 내통 조사에서 손 떼라”

-누네스, ‘트럼프 사찰’ 발표 전날 백악관서 정보원 만나
-美 민주 지도부 “객관적 조사 확신할 수 없어”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꼭두각시’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데빈 누네스 하원 정보위원장(공화ㆍ캘리포니아)이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내통 의혹 조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보기관의 트럼프 인수위 정보수집’ 기밀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누네스 위원장이 발표 전날 밤 자신에게 정보를 건넨 인물을 백악관 영내에서 만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진제공=AP]

하원 정보위 소속 민주당 아담 시프 의원(캘리포니아)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캘리포니아)는 27일(현지시간) 누네스 위원장이 러시아 내통 의혹 관련 독립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기에 백악관과 너무 가깝다며 조사에서 빠질 것을 요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시프 의원은 “국민들은 위원장이 대통령의 선거 캠프나 인수위와 관련된 문제를 객관적으로 조사하거나 감독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누네스 위원장의 행동은 그의 지위를 손상시켰다”면서 “누네스 위원장이 최소한 러시아 내통 의혹 조사에서는 즉시 손을 떼도록 폴 라이언 하원의장(공화ㆍ위스콘신)이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 부위원장(민주ㆍ버지니아)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누네스 위원장에 백악관에 간 것은 의심스러운 것 이상”이라며 “그는 누구를 만났는가? 정보원이었나, 아니면 정부 인사였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AP통신은 “누네스와 백악관의 커넥션은 그가 맡고 있는 하원 정보위의 관련 조사가 초당적이고 독립적이지 않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누네스는 트럼프 인수위의 일원이었다”고 지적했다.

CNN은 이날 의회 소식통들을 인용해 누네스 위원장이 미국 정보기관의 트럼프 인수위 정보수집 기밀 내용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지난 21일 밤 백악관 영내에서 ‘정보원’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백악관 영내에서 누네스 위원장을 목격했다”고 말했고, 다른 소식통은 “누네스 위원장이 화요일(21일) 밤 한 참모와 같이 있다가 갑자기 어떤 메시지를 받고 차에서 내려 우버를 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누네스 위원장은 당일 백악관 영내에 있었다고 확인하면서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그곳에 갔었다. 정보를 살펴볼 안전한 공간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인수위 출신인 누네스 위원장은 백악관에서 정보원을 만난 다음날인 22일 하원 정보위원들과 일체의 정보공유도 없이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정보기관이 도널드 트럼프 인수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전파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따로 보고해 논란을 일으켰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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